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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조에 깃든 '삶의 멋' 집대성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 '시조로 본 풍류 24경' 펴내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81)가 펴낸 '시조로 본 풍류 24경'(시간의 물레)을 받으러 전주 고하문학관을 찾았다. 선생에게서 세월의 파도를 정면으로 응수하면서도 부드럽게 타고 넘는 결기와 여유 같은 게 느껴졌다. 그것이 시가 되었든, 시조가 되었든, 삶이 되었든 간에 따뜻하게 일상을 메우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했다.

 

때마침 책의 교정을 봐주고, 제목까지 다듬어준 백학기 시인이 찾았다. 백 시인은 "현대인들에게 삶의 지혜를 익히고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빼어난 시조들을 아우른 백과사전 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책은 선생이 2002년부터 '시와 시학'에 연재해온 '시조 풍류'를 엮은 것이다. 200자 원고지 50매 분량의 글을 책으로 출간한 것을 두고 선생은 "팔십 평생 내세울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니 아득했다. 철들자 끝난다는 말이 있지만, 내 딴엔 풍류를 그리며 살아왔다."고 했다. 여기서 선생이 말한 '풍류'는 속기가 섞이지 않은 "맑은 바람과 맑은 물의 흐름과 같은 것"이다.

 

책에는 역시나 스승인 가람 선생(1891~1968)에게서 싹

 

을 틔우고 피워낸 풍류가 곳곳에 스며 있었다. 가람 선생이 평생 흠모한 황진이를 선생 또한 사랑해 첫 순서('풍류를 꽃피운 황진이')로 넣었고, '난초'하면 가람 선생, '가람댁'하면 난초병원이 연상될 정도로 난초를 애지중지했던 가람 선생처럼 선생 또한 좋아한 난초처럼 기품 있고 지조 있는 선비 같았다.

 

타고난 미식가였던 선생은 '조식소식'(粗食小食) 시대를 살아온 선인들의 먹거리 풍류부터 잠풍류, 이제는 일선에서 물러나 느껴지는 한한함의 풍류까지 짚었다. 시조로 아우른 풍류 마당이 얼마나 폭넓은 것인가를 느끼게 하는 책. 선생은 우리말 사전 안에 있지 않은 우리말을 용케도 찾아내 앉혀 놓았다. 여기에 실린 시조들은 그의 풍류에서 피어난 꽃 중의 꽃일 것이다.

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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