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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판 도가니 사건' 발본색원 엄벌해야

'제2의 도가니' 사건이 도내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발생한 정황이 드러났다. 정확한 내용은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피해자들이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 가해자에 대한 수사와 여죄 추궁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66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장애인성폭력 사건해결과 시설인권 보장을 위한 대책위'는 세계장애인의 날인 3일 전북도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생활시설 원장 A씨(40대)가 같은 재단의 복지시설에서 특수교사로 재직하던 당시 장애인 여성 7명을 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 했다"고 주장했다.

 

특수교사로 근무하기 이전부터 이 복지시설에서 함께 생활한 A씨는 피해자들과 친밀한 점을 이용해 시설 내 강당방·창고·교실 등에서 성추행과 강간을 지속해 왔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2급, 3급의 지적 장애를 갖고 있는 여성들로 10년에서 30년까지 이 복지시설에서 생활해 왔다.

 

피해 여성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여서 진술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1차 조사에서 성폭행과 성추행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걸 보면 '제2의 도가니 사건'이라는 의혹을 짙게 풍긴다.

 

'도가니 사건'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광주 인화학교에서 설립자의 아들인 교장과 행정실장 형제 그리고 여러 명의 교직원이 장애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사건으로, 지난해 도가니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사회적 관심과 공분을 증폭시켰다. 2005년 6월 이 학교의 보육사가 지역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제보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다.

 

이번 사건도 '도가니 사건' 이후 자체 상담을 통해 성폭행 사실이 드러났고 상담에 참여했던 일부 교사들이 피해 여성들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뒤늦게나마 장애인 여성들에 대한 범죄 정황이 드러나 다행이다.

 

장애인 성범죄는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끈질긴 수사가 필요하다. 최근 무주경찰서가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3개월간 끈질긴 수사를 통해 10대 지적장애 여아의 성폭력 피의자를 밝혀낸 것이 좋은 본보기다. 은폐된 곳은 더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인지능력의 취약성을 악용하거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신체적 약자를 유린하는 행위는 치졸하고 비겁하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돼선 안된다. 발본색원해 엄벌해야 마땅하다. 광주 '도가니 사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가 공분이 일자 재수사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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