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3-26 08:52 (목)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사설
일반기사

김교육감 어떻게 책임 지겠다는 것인가

점입가경이다. 전북도교육청과 교과부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마주 달리는 기관차처럼 충돌하고 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교과부의 특정감사와 관련, 긴급 성명을 내고 "학교폭력 사실에 관한 자료제출 요구를 전면 거부하라"고 일선 학교에게 지시했다. 그러면서 "교육감 직을 걸고 이번 감사사태의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교과부는 21일 시작되는 대입 정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지난달 27일부터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학생부 자료를 받아 학폭 가해사실 기재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5일부터 14일까지 전북도교육청에 대한 확인 감사가 진행되자 이같이 초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미 공론화된 것처럼,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침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맞서 있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상황에서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고 교권확보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찬성의견과 가해 학생의 인권보호와 이중처벌, 사회적 낙인 등이 우려된다는 반대의견이 팽팽하다.

 

김 교육감은 후자의 입장에 서 있다. 또 학생부 기재를 요구한 교과부장관의 훈령은 명백히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훈령으로 기본적 인권을 제한하는 지시를 내린 교과부 장관은 헌법상 탄핵 대상이라는 것이다.

 

사사건건 두 기관이 마찰을 빚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 교육현장이 혼란스럽고 학생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도 대입부터 입시 관련 서류에 학교폭력 가해사실, 성폭력 등 일부 범죄경력이 누락되면 당사자의 입학 취소 등 제재를 받는다.

 

또 김 교육감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결국 징계 먹는 사람은 교사나 학교장 등 계선 조직의 직원들이다. 교과부는 방침을 어긴 사례가 드러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고 직무이행명령을 발동할 것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헌법학자 출신이다. 법 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매사를 법에 의존하면서 소송으로 끌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도교육청은 상급기관인 교과부와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며 실리를 놓치는 건 아닌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교과부도 강압적·관행적인 행정행위에서 탈피하고 교육자치를 존중해야 한다. 본 란에서 지적한 것처럼 학폭 학생부 기재 문제만 해도 타협적인 방안이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두 기관이 충돌하는 건 꼴 사납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