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활동이 대통령 선거 정국에 휩쓸려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양이다. 일부 의원들이 대선전에 치중하느라 본연의 의정활동에 소홀하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대부분의 지방의회는 매년 12월 20일을 전후해 의회 활동을 종료한다. 국회나 지방의회 모두 하반기 정례회는 집행부에 대한 입법과 사무감사, 그리고 예산안 처리가 핵심이다. 국가는 물론 지방정부의 한 해를 결산하고 다음해를 준비하는 소중한 업무다.
그러나 최근 도내 지방의회 의원들 상당수는 대선후보 유세전에 참가하면서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거의 매일 유세전에 투입돼 체력이 떨어지고, 대선 득표 활동에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집행부 감시·견제라는 본연의 임무를 해태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의원들이 오전에 만나 의정활동을 놓고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밤새 선거 유세에 애썼다. 오늘은 어디로 가느냐'라고 인사말을 하는 의회가 됐으니 얼마나 한심한가. 사정이 이러하니 의회에 출석해서 일을 하는 의원들의 생각은 온통 '젯밥'에 가 있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내 지역구에서 열리는 유세전에 빠질 수 없어 고민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권력 눈치보기다.
사실 의원들의 불성실한 의정활동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월급을 받고 있는 의원들이 기본적으로 의회 출석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지탄받기 일쑤였다. 국회의원들은 매년 정치 공방을 일삼다 다음해 예산안을 법정시한에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세비 인상은 열심이다.
정치인들은 입만 열면 변화와 혁신을 말한다. 이번 대선전 화두도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더해 '정치 쇄신' 아닌가. 하지만 정치인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무슨 정치 쇄신인가. 입에 달고 다니는 '새로운 정치'가 진정 그들의 머릿속에 있기나 한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생결단으로 권력을 잡아 휘두르겠다는 욕망에 빠져 있다는 비난을 겸허히 돌아보아야 한다.
문제는 정당과 권력이 그들에게 의원 배지를 결정해 주는 구조에 있다. 정당공천제다. 이런 권력 먹이사슬 속성상 의원들이 마치 전사나 된 듯 선거 전선에서 뛰는 것을 막기 힘들다. 차라리 선거 일정을 조정하는 게 낫다. 대선도 중요하지만 국회와 지방의회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의원 본인들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지게'를 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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