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의 임모 행정국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도민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부끄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먼 곳도 아닌 지근거리에서 매일같이 상대하는 간부 공무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건 자존심 상하는 사건임에 틀림 없다. 청렴성을 제일 가치로 내걸었던 김 교육감에게는 허를 찔린 꼴이다.
임 국장은 남원의 한 고등학교 기숙사 신축과 관련해 2008년부터 올해 초까지 건설업자로부터 24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규호 전 교육감 시절부터 현재의 김 교육감 재임 중에 일어난 일이다. 위에서는 청렴을 강조하고 밑에서는 이를 비웃듯 돈을 챙기고 있었으니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말이 실감나기도 할 것이다.
김 교육감은 그제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유감을 표시한 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염결성을 지켜야 한다고 간부 공무원들에게 재차 주문했다.
우리는 본 란에서 '김 교육감만 돈을 받지 않을 뿐 밑에서는 여전히 부패 고리가 있다'는 지적을 여러차례 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계약과 납품, 근무평정의 댓가성 비리 등이 그것이다. 사적인 공간에서는 이런 유형의 사례들이 가감 없이 목격되고 있다. 검찰 역시 몇달 전부터 도교육청 일부 인사들의 검은 거래 의혹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고 수사로 이어진 것이다.
교육계 비리는 너무 뿌리 깊다. 오랫동안 고착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 이 순간에도 비리 부패사슬의 고리가 작동되고 있다고 보면 틀림 없다. 언제 어느 곳에서 비슷한 일이 터질 지 모른다.
김 교육감은 취임 당시 "공사, 납품, 승진과 전보, 프로젝트 발주 등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비리에 대해 저는 이미 상당히 구체적인 정보와 자료들을 입수해 놓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교육행정 관료들에게 뇌물 건네기를 시도하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의 청렴도 평가는 하위였다. 뇌물 건네기를 시도하는 사람을 탓할 게 아니라 뇌물을 받는 주체인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김 교육감이 또 사과하는 일이 없도록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선언적 언사에 그쳐선 안된다. 부패 고리를 차단할 보다 강력한 장치를 내놓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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