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결국 이권 다툼이 벌어졌다. 한옥마을 내에서 영업하는 합법적 숙박업소측이 미등록 상태인 한옥마을 내 민박을 단속해 달라며 전주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고발 건수가 40건이 넘는다고 한다. 오목대에서 멀리 내려다보이는 한옥마을은 고즈넉해 보이지만, 내 손님 빼앗긴다며 상대방을 고발하는 험악함도 공존하고 있다. 씁쓸하다.
이는 결국 전주시의 미흡한 한옥마을 정책에서 기인한다. 전주시는 한옥마을 관광자원화를 추진하면서 정작 숙박과 주차문제에 안일했다.
한옥마을은 초기부터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했다. 주거지역인 한옥마을은 공중위생법상 규제에 묶여 숙박업소가 들어설 수 없다. 이 때문에 한옥마을에서 영업이 가능한 숙박업은 관광진흥법에 근거한 '한옥체험업'과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으로 제한돼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전주한옥마을에는 한옥생활체험관 등 42개소와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 시설 6개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이들 숙박시설의 1일 수용 가능 인원이 670여명이라고 하니 최근 들어 더욱 증가세에 있는 숙박 관광객을 수용하기는 힘든 규모다.
이 같은 실정 때문에 한옥마을에는 알게 모르게 민박 영업이 시작됐고, 현재 50여개소에 달한다고 한다. 2009년 12개소에 불과하던 것이 3년 사이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전주시도 이들 민박 영업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한옥마을의 성장 과정에서 부족한 숙박 공백을 채워주는 긍정적 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합법 숙박시설측이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민박이 급증하면서 숙박객 경쟁 등 어려움이 생긴 탓이 커 보인다. 전주시로서는 더 이상 민박의 불법을 방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관련 전주시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을 내·외국인 모두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도시민박업'으로 법제화 하는 등 해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뒤늦은 것이다. 한옥생활체험관 등의 이의제기가 있기 전에 이 문제를 풀었어야 했다. 전주시가 한옥마을 관광자원화를 추진하면서 소홀히 한 기본 인프라는 숙박 뿐이 아니다. 한옥마을에서 일어나는 주차 대란을 해소하겠다며 무려 100억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 한옥마을 외곽에 주차장 부지를 매입했지만 한옥마을은 여전히 불법주차 천지이다. 전주시는 명실상부한 슬로시티 전주 한옥마을의 여유있는 풍경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