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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기계 아닌 인성 갖춘 선수 키울 터"

'뱀띠' 전북제일고 박종하 핸드볼 감독의 소망

 

계사년(癸巳年) 새해를 맞는 뱀띠 체육인의 각오는 뭔가 남다를 것 같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순간순간 살아남아야만 최고가 될 수 있는 체육인들은 뱀처럼 냉철한 판단력을 갖추고, 집요한 근성을 보유해야만 한다.

 

계사년 새해 벽두에 만나본 뱀띠 체육인은 역시 예상했던대로 최고가 되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보이면서 손가락 하나를 높이 들어보였다.

 

전북제일고 박종하 핸드볼 감독(48)은 익산 송학초때 핸드볼을 시작, 이리중~전북제일고~원광대를 다니는 동안 꽤 유명한 선수였다.

 

한때 가슴에 태극마크까지 달만큼 소질도 있었으나 한국 남자핸드볼은 국제무대에서 워낙 약했기 때문에 그는 올림픽 한번 출전해보지 못한채, 선수 생활을 접었다.

 

하지만, 지도자로서 그는 한껏 피어올랐다.

 

1990년 모교인 전북제일고 핸드볼 감독으로 부임한 이래, 22년동안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전국대회에서 우승 15회, 준우승 10회, 3위 25회를 기록했다.

 

고교팀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전국체전에서만 무려 6번이나 우승하면서 전북제일고를 핸드볼의 명가 반열에 우뚝 올려놓았다.

 

2012년에도 제93회 전국체전 우승, 제9회 태백산기 전국종합핸드볼선수권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지도자로서도 이젠 더 이상의 욕심이 없을법했다.

 

하지만 그는 뱀의 해인 2013년을 더욱 성실하게 보내고, 제자들이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제자인 남기문, 김다겸, 김기만 등이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홍상우 코치도 청소년대표 지도자로 활약하는 것은 보면서 많은 보람도 있었지만, 모든 제자들의 앞날이 보다 확실하게 열릴 수 있도록 끝없이 조언하고 지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우리가 전국무대를 제패했다고는 하지만, 고교에서 선수로 뛴 사람중 핸드볼 하나만으로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며 "철저한 생활지도와 인성지도를 하지 않고 운동만 가르쳤을때 대학이나 실업무대에서 도태되는 선수들은 너무나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을 대학에 진학시키는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이 결국 제대로 된 직업을 갖고 의미있게 살아가려면 단순히 운동에만 매진해선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자신의 큰아들을 지도하면서 이런 것을 너무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고교 2학년때까지 핸드볼 선수를 하던 아들이 갑자기 허리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했다.

 

처음엔 막막했는데 궁리끝에 아들을 일어교육과로 진학시켰다.

 

교사의 꿈을 키워가며 아들이 또다른 도전을 하는 것을 보면서, 박 감독은 자신이 지도하는 선수들을 위해 무엇이든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전년에 비해 올해 전력이 많이 약화됐지만, 뱀띠 해를 맞아 당연히 전국 최고의 명성을 이어가야죠. 하지만 제자들이 단순히 운동하는 기계에 머물지 않고, 항상 삶에 만족하고, 발전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손을 맞잡고 힘써 노력하겠습니다."

 

박 감독은 이 한마디를 남기고 또다시 제자들이 운동하고 있는 훈련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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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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