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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법 국회 늦게 통과해 골목상권만 죽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을 주요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새해 첫날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법 개정이 너무 늦어 실효성은 의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탁상공론만 벌이며 유통법 개정 작업을 미루는 바람에 대기업 유통업체들은 이미 골목상권을 거의 완전히 장악했다. 대기업 유통업체가 매월 고작 이틀 휴업한다고 중소상인들의 매출이 얼마나 개선되겠는가.

 

대형마트의 의무휴무제 시행 압력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던 2009년 무렵 전국의 대형마트 점포는 이마트 127개, 롯데마트 69개, 홈플러스 113개였다. 그러나 2013년 현재 이마트 147개, 롯데마트 102개, 홈플러스 133개에 달한다. 기업형 수퍼마켓(SSM)도 마찬가지다. 2009년 당시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11개에 불과했지만 127개로 증가했다. 롯데슈퍼는 190개에서 475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168개에서 355개로 급증했다. CU 등 대기업의 편의점은 눈만 돌리면 눈에 띈다. 이미 서민들의 구멍가게는 사라졌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무능했거나 대기업 편에서 이 문제를 처리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도 결국 대기업의 입장을 상당 부분 수용한 흔적이 있다.

 

당초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영업제한시간을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로 강화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밤 12시에서 오전 10시'로 2시간이나 단축했다. 또 의무휴업일을 '월 3일 이내'에서 '일요일을 포함한 공휴일에 월 2회'로 규정했다. 그동안 대형마트 매출 추이상 일요일 등 공휴일 매출이 적지 않은 점을 고려, 영업제한시간을 밤 12시로 완화해 준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통법 개정안은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신규 출점을 강력히 제한하고 있다. 신규 출점을 하려는 자는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첨부해야 한다. 전통시장 반경 1㎞ 이내에서는 신규 출점은 물론 증축이나 확장을 할 수 없다. 또 대규모 점포를 개설하려면 30일 전에 개설지역과 시기를 밝혀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유통법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서민들은 골목에서 조차 새로운 장사를 하지 못하고 '대형마트 파트타임제 근로자' 등으로 전락해야 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입으로만 상생을 외치지 말고 대기업 독식 상황을 확실히 깨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서민들이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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