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한국관광의 별과 세계 슬로시티(slow city), 그리고 2011년 한국관광 8대 으뜸명소로 선정된 전주. 천년 고도 전주를 찾은 관광객이 지난해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02년 31만명에 불과했던 10년 만에 16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수학여행, 단체여행, 외국인 방문객들의 관광도 주를 이뤘지만 갈수록 혼자 한옥마을 찾는 배낭여행객들의 발걸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KTX가 개통된 지난 2011년 5월부터 현재까지 기차를 타고 전주를 찾은 방문객은 230만9134명으로 집계됐고 지난 한 해 동안에만 189만2434명이 기차를 통해 전주에 왔다.
이처럼 전국 관광객들이 전주 한옥마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전주한옥마을은 관광용 '테마파크'가 아닌 실제 주민들이 살아가는 한옥들이 각종 전통문화시설과 어우러져 소통하고 있는 곳으로, 가장 한국적인 멋이 담겨 있다.
700여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전주한옥마을은 경기전과 전주천을 포함한 교동, 풍남동 일대에 자리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한옥촌으로, 전국 유일의 도시 한옥군이다. 경기전, 오목대, 향교 등 중요 문화재와 문화시설이 산재한 전주한옥마을은 전주만의 독특한 문화공간이다.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옛 선비들의 멋과 풍류를 느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전주한옥마을이다.
이곳의 투어는 전주한옥마을 주차장에서 한옥생활체험관, 소리문화관, 술박물관, 한방문화센터, 전동성당, 경기전, 어진박물관-교동아트센터, 부채박물관-공예품전시관, 오목대, -당산나무, 전통문화연수원, 전주향교, 한벽당 코스가 제격이다.
태조 이성계 개국 꿈 드러낸 곳
△오목대
한옥마을 관광안내소에서 태조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보이는 곳이 오목대이다. 조선왕조를 개창한 태조 이성계가 황산대첩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개경 개선길에 들려 잔치를 베풀었다는 곳이다.
새 나라 개국의 꿈을 중국 한고조 유방의 대풍가를 통해 호기롭게 불렀다고 전해지는 이곳은 함께 길을 동행했던 포은 정몽주와 갈라서게 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태조 어진 모시며 조선 역사 지켜내
△경기전
오목대에서 한옥마을을 보면 경기전과 전동성당이 성큼 다가온다. 전주한옥마을의 상징인 경기전은 조선왕조를 연 태조의 초상화, 즉 어진을 모시기 위해 태종 10년(1410년) 지어진 건물이다.
전주, 경주, 평양 등의 어진 봉안처를 처음에는 어용전이라 불리었는데, 태종 12년(1412년)에 태조 진전(眞展)이라 하였다가 세종24년(1442년)에 전주는 경기전, 경주는 집경전, 평양은 영승전이라 각각 칭하였다.
경기전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 봉안과 함께 전주사고(史庫)가 설치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안고 있다. 전주사고가 조선의 역사를 지켜냈기에 그러하다.
순교자 처형지에 세워진 성당
△전동성당
경기전 앞 한옥마을 초입에 있는 전동성당은 소박하고 아담하다. 전동성당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이 1791년 신해박해 때에 처형당한 풍남문(豊南門)이 있던 바로 그 자리에 건립됐다.
1907년부터 1914년에 걸쳐 세워진 전동성당은 순교지를 보존하고 있는 신앙의 요람이다. 처형지인 풍남문 성벽을 헐어 낸 돌로 성당 주춧돌을 세웠다고 한다. 호남 최초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서양식 건물로, 순교지를 알리는 머릿돌과 순교자 권상연과 윤지충, 유중철·이순이 동정 부부를 채색화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눈길을 끌고 있다.
온전히 보존된 향교 중 으뜸
△전주향교
가을이 되면 노란 은행잎으로 채색되는 전주향교는 우리나라 향교 가운데 온전히 보존된 향교 가운데 으뜸이라고 한다. KBS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이 촬영돼 유명해진 전주향교는 고려시대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현재 건물은 조선 선조 때 건립되었다고 한다. 대성전 중앙에는 공자를 비롯하여 안자, 자사, 증자, 맹자 등 다섯 성인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향교에는 다섯 그루의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향교 내 서문 앞 은행나무 수령이 400년이나 된다. 향교에 은행나무를 심은 뜻이 은행나무가 벌레를 타지 않듯 유생들도 건전하게 자라 바른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처마 낮은 골목길 정감 어린 풍경
△한옥마을 숨길 골목길
전주한옥마을에는 한옥의 숨길을 이은 골목길이 있다. 오래 전 잃은 나를 찾아 나서는 전주한옥마을 골목길. 하늘을 품고 땅을 안은 전주한옥마을에는 처마 낮은 골목길이 있다.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다닐 좁은 골목길은 도심의 풍경에서 점차 잊히고 있지만 전주한옥마을에는 정감 있는 이름이 붙여진 좁은 골목길이 삶의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
풍남문을 등지고 오목대를 올려다보았을 때 태조로 왼쪽으로 경기전 뒷길, 태조1·3길, 동문3길, 토담길, 은행나무길, 관선2길, 민속길이 있다.
또, 향교로와 이어진 태조로 오른쪽으로는 태조2길, 강암길, 동문3길, 오목대1·2길 쌍샘1·2·3·4·5길, 향교1·2·3·4·5·6길, 남천2길, 학인당길 등이 전주천 물길 쪽으로 뻗어있다.
차 한잔, 이야기 한보따리
△한옥마을 내 각종 체험관
한국의 고전미를 느낄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은 1박2일 정도 머물러야만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전주공예품전시관, 전통문화센터, 한옥생활체험관, 한방문화센터, 교동아트센터 등 한옥마을 안에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에서 펼쳐지는 각종 전통문화공연과 전시를 보는 것 만해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춘을 했다는 600년 된 은행나무이야기 등 한옥마을에 담겨 있는 다양한 스토리는 하룻밤을 꼬박 들어도 모자란다.
한옥숙박체험시설은 가장 인기 있는 여행 테마 중 하나로 고풍스럽고 기품 있는 한옥은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하고 아늑하다. 아랫목에서 전통차를 즐기고, 고구마를 쪄먹는 즐거움은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눈이 오면 사그락 사그락 눈 내리는 소리와 벗하며 비가 오면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정겹고 바람이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문풍지와의 이중창이 정겨운 곳, 바로 한옥에서만 느끼는 색다른 정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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