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때 고향 찾은 순창 유촌마을 서상철씨 / 작목반 출하 통해 판로 개척 / 대도시학교와 급식계약 따내 / 청년회 구성 농업연구 앞장도
순창군 유등면 유촌마을에는 한결같이 부지런한 농부가 있다.
서씨는 유등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학업을 마치고 서울로 상경해 유명가구회사에서 10여년을 근무했다.
하지만 1997년 IMF로 불어닥친 구조조정 대상에 올라 결국 서씨는 귀농(귀향)을 결정했다.
그 무렵 결혼해 신혼시절이던 서씨는 부인과 함께 태어난지 100일째 된 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처음에는 농사일이 힘에 부쳤지만 아버지가 일구던 토지와 농기계 등 기반이 준비되어 있어 정착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또 어렸을때부터 자란 친구와 선배들이 고향에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
유촌마을은 100여가구에 달하는 비교적 큰 마을이었는데 젊은 사람이 귀향해 농사를 열심히 짓는 것을 보고 마을사람들이 하나같이 이장을 추천했다.
서씨는 마을이장을 하면서 동네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돈독히 했으며,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한 각종 모임과 교육에도 빠지지 않는 부지런한 농군이었다.
논과 밭을 이용한 수도작 농사는 서씨가 귀농한 초기 1990년대 말까지는 수입이 그런대로 좋았다. 하지만 IMF를 겪은 이후 쌀값하락과 인건비 상승 등 잇단 악재들 탓에 점점 경쟁력을 잃어갔다.
이에 서씨는 사계절 수입원을 만들 방안을 연구한 끝에 하우스를 이용한 딸기와 고추재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겨울, 봄에는 딸기를, 여름에는 고추, 가을에는 수도작으로 연결한 계절별 수익원을 고려한 작목선택이었다.
1990년대 말 자신의 고향인 유등면에 들어와 논 1.6ha를 경작하며 귀농 첫해부터 딸기하우스재배 0.3ha, 이듬해 고추하우스재배 0.2와 노지재배 등 일년내내 농업에 종사했다.
그 결과 그는 하우스 시작 첫해부터 고추와 딸기재배로 3000만원의 고수익을 올렸다. 이후 그는 고추 재배규모를 늘려 2000만원의 추가수익도 달성했다. 현재는 수도작 농지도 11.3ha에 이른다.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사계절 수입구조를 마련한 서상철씨의 연간 수입은 무려 1억5000여만원에 달한다.
특히 그는 딸기 작목반을 구성해 작목반 출하를 통해 판로를 개척, 유통시켰다. 고추는 청정순창에서 생산된 제품임을 알리며 적극적 홍보전략을 펼친 결과, 대도시학교와 급식계약을 따내 판로를 확보했다.
이와함께 서씨는 생산뿐 아니라 유통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농업인들이 어떻게 하면 잘 살 것인가 연구하는 것에 지금도 골몰하고 있다.
그는 현재 농사일로 바쁜 가운데도 이장직을 성실히 수행하며 마을의 농업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은 마을이어 '버들청년회'라는 마을 조직을 구성해 친목 도모와 농업연구에도 앞장서고 있다.
서씨는"고향에 내려와서 15년동안 정말 쉬지 않고 일했고 농사짓는 사람은 부자로 살기 힘들다는 현실을 이겨내고 싶었다"고 귀농 당시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특히 서씨는"열심히 하면 길이 보인다고 생각했고 지금껏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결과 이제는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며 "가족 모두 건강하고 여유롭고 풍요로운 농촌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저에겐 행복이다"고 말했다.
서씨는 "저희 마을을 잘 사는 마을로 만드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며"성실함과 노력이 있다면 안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씨는 "하우스가 힘들긴 하지만 소득에는 아주 좋다"며"뭔가 하려고 노력할때만이 농업소득도 올릴 수 있어 어렵게 사는 도시민들이 농촌으로 귀농해 열심히 일만 한다면 도시민들 부럽지 않게 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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