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장르 탈피"…젊은 예술가 역할론 공감
토론자들은 "전북민예총의 내부동력 상실, 이기적 장르 중심의 조직화 등의 문제가 전북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의 모든 민예총이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발제에 나선 김승환 교수는 "2000년대 초 진보정치가 수립되면서 예술가들이 상대적 진보·상대적 민주를 진보 민주주의 완성으로 오인해 발전 동력을 상실한 반면 지난날의 고난에 대한 보상심리는 강화됐다"라며 "이런 가운데 예술 환경은 탈 이데올로기, 포스트모더니즘 등 다원화됐지만 민예총은 행정적인 일에 몰두하는 현상이 심화됐고 그 결과 한국예총과 차별성 미미, 회계불투명 등의 문제로 신뢰가 바닥을 쳤다"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배인석 미디어기획위원장도 "민예총 내부조직에서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토론역량이 줄어들었고 이런 구조에서는 변화가 어렵다"라며 "시대는 계속해서 조직의 변화를 원하는데 아직도 이데올로기 고집으로 내부 소통에서조차 진통을 겪고 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전북민예총이 새로 나가야할 방향에 대한 방법론에서는 토론자들이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문병학 사무처장은 "전북민예총이 가진 민족, 민중 등의 이념을 지키되 조직 내부에서 이를 벗어난 다양한 관점과 생각들이 공존해야 한다"면서 "이런 공존 속에서 2000년대 초 진보정권 이후로 정체돼있던 예술적 지향점을 되살리는 역할도 민예총의 몫"이라고 말했다. 배인석 미디어기획위원장은 이념적 편협성을 탈피해야한다는데 동의하면서도 "지역조직과 본부·조직 내 관계에서도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한 지역 분권화를 달성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전북민예총 변화의 중심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유입을 꼽았다.
최동현 교수는 "그동안 전북민예총이 젊은 예술가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라며 "이념적 편향성 탈피는 물론이고 그동안 기성 예술가들이 시도하지 않은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를 포용해 그간의 '장르 편식'도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창윤 전 회장도 "결국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사람의 문제다"며 젊은 예술인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전북민예총의 위상·역할 재정립에 대해 큰 틀에서 접근은 이뤄졌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한 대안 제시가 미흡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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