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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정월대보름 행사 풍성…달집 태우고 불깡통 돌려볼까

마을 안녕 기원 신명난 풍물판 소원문 쓰기 등 체험행사 다채

▲ 임실필봉농악보존회의 정월대보름굿.

켜켜히 묵은 액을 털어내고 새로운 한 해의 안녕을 비는 기복(祈福)의 굿판이 정월 대보름을 재촉한다. 24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도내 곳곳에서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행사와 놀이마당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 푸진 굿, 푸진 삶을 나누는 임실필봉 정월대보름 굿

 

임실 필봉문화촌의 정월대보름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오랜만에 쳐대는 신명나는 풍물 소리는 세월을 품고 잠들어있는 마을을 깨운다. 풍물 소리가 반가운 아낙들은 신이 나서 음식을 장만하고, 마을 사람들은 앞마당을 내어 기꺼이 민속놀이마당을 차려내며 푸진 판을 마련한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환하게 타오르는 달집은 켜켜히 묵은 액을 털어내고 새로운 복을 맞게 하는 필수 의례.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호남좌도 임실필봉농악보존회(회장 양진성)가 23일 오후 2시 임실군 강진면 필봉굿마을 일대에서 '2013 필봉 정월대보름굿'을 연다.

 

32회 째 맞는 올해 행사는 힘찬 '기굿'으로 문을 연다. 마을 수호신에게 굿을 고하고 복을 기원하는 '당산굿'과 공동우물로 가서 건강과 다복을 비는 '샘굿'을 마치면 각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당밟이굿'(뜰밟이굿)이 이어진다. 임실 필봉굿의 판제인 앞굿이 분위기를 띄우고 관람객도 함께 할 수 있는 뒷굿이 판의 열기를 달군다. '정월대보름 판굿'과 '달집태우기'는 놓치면 후회할 법한 필봉굿의 백미.

 

마을굿 형태를 간직하는 필봉굿은 유난히 허두잽이가 많다. 바가지 두 개를 가슴으로 매단 남성'각시'에게 추임새를 잘못 넣었다간 바가지로 머리 맞기가 일쑤.

 

목청 좋은 마을 어른의 소리 한 자락과 입담 좋은 치배의 한 마디가 어우러진 웃음 가득한 마당은 푸진 굿과 푸진 삶으로 이끈다.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며 막걸리 한 사발을 시원스럽게 들이키는, 옛 풍류를 알고 즐기는 젊은이들도 많이 눈에 띌 듯. 한켠에선 대보름날 먹으면 귀가 밝아지고 1년간 좋은 소식을 듣게 해준다는 귀밝이술 마시기와 부럼 깨먹기, 필봉국밥 나눠 먹기 등 맛과 멋을 나누는 정이 가득한 잔치마당이 준비 돼 있다.

 

△ 휘영청 밝은 달빛에 소원 새겨봐요

 

전주 한옥마을 내 문화시설들이 '2013 전주 한옥마을 달빛 축제'로 정월대보름의 기(氣)를 이어간다. 올해로 두 번째 맞는 이번 축제는 지난해 전주전통문화관(관장 안상철)·한옥생활체험관(관장 노선미)·공예품전시관(관장 오영택)을 주축으로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박소영)·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과 부채·소리·완판본문화관이 가세해 23~24일 재미를 더한 행사로 이어간다. 8개 문화시설을 돌면서 스탬프를 찍어오면 다양한 혜택과 선물들이 기다리고 있다.

 

전통문화관은 소중한 물건이나 문서를 간직하는 상자인 돈보 만들기와 소원지에 희망을 적고 그림도 그리는 '흔적의 돌'을 준비한다. 공예품전시관에 가면 투호 던지기·제기차기·줄넘기 등을 두루 즐기며 부럼을 깰 수 있다. 부채문화관에서는 대보름에 즐겼던 풍습을 배우고 익힌 뒤 나만의 부채를 제작해볼 수 있다.

 

1인당 1만원. 장구를 신나게 두드려 볼 수 있는 소리문화관이나 전통 민속놀이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소리문화관도 들러볼 것. 유일하게 오곡밥을 먹어볼 수 있는 한옥생활체험관은 액막이연을 만들거나 소원지를 써보는 체험이 가득하다.

 

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최명희 취재수첩 만들기'는 최명희문학관의 이색 프로그램. 기자 출신인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의 아이디어로 선착순으로 40명을 모집한다. '혼불'에 나타난 세시풍속을 살펴보는 '혼불로 알아보는 설과 정원대보름의 민속'과 최명희문학관이 우체부가 되어 엽서를 전달해주는 '1년 뒤에 받는 나에게 쓰는 편지','전주 發, 엽서 한 장','최명희 서체 따라 쓰기','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 등은 방문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대표 프로그램. 한옥마을 문화시설 나들이에 목이 마를 땐 전통술박물관에 들러 귀밝이술을 시음해볼 것. 목판 인쇄·제본, 나만의 수첩·책 만들기 등을 두루 체험할 수 있는 완판본문화관도 눈도장을 찍고 올 것.

 

8곳 문화시설을 돌면서 스탬프를 찍을 경우 다양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허기를 달래줄 군고구마 간식은 물론 책갈피·수제비누·한지수첩 등 아기자기한 문화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 선물은 선착순으로 20~50명에게 주어진다.

 

완주군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23~24일 '제8회 만경강 달빛축제'를 연다. 전통 문화체험 축제로 자리 잡은 만경강 달빛축제는 올해부터 축제기간을 이틀로 늘려 23일엔 창포마을 할머니들의 다듬이공연, 쥐불놀이대회, 오색락(五色樂)공연, 곶감 모양 유등 띄우기, 한우고기 먹고 고함지르기 대회 등 이색 문화 행사를 선보인다. 24일엔 마을당산제, 지신밟기, 명주실 감기(답교놀이), 강강술래, 윷놀이, 연날리기와 정월 대보름 축제의 백미인 달집 태우기 및 풍등 띄우기 등이 마련된다. 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으로 추진한 만경강창포권역에서 추진위원회 사무실과 체험객을 위한 식당 및 숙박시설 등 2개동이 전통 한옥으로 지난 1월 완공,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대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천애인권역 농촌사랑학교도 '제8회 정월대보름 한마당'을 준비했다. 이번 행사는 경천면 농악단이 주관하고 경천애인농촌사랑학교 법인이 후원해 풍물놀이패가 면소재지를 순회하면서 연날리기, 소원성취 달집태우기, 불깡통 돌리기, 마을 소원성취 풍등 날리기 등으로 이어질 계획이다.

 

▲ 전주 전통문화관에서 열린 '2012 정월대보름 전주한옥마을 달빛축제'.

'제5회 산들강웅포 대보름축제'가 23일 익산시 웅포면 웅포권역활성화센터에서 펼쳐진다. 서해안 7대 낙조로 꼽히는 금강과 함라산을 병풍 삼아 한해의 평온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대보름 달맞이 행사는 '산들강웅포 행복찾기'란 주제로 금강 위로 둥실 떠오르는 대보름달 아래에서 옛 전통을 재현한 '덕성창을 지켜라'와 '달집태우기' 등으로 진행된다.

 

특히 '덕성창을 지켜라'는 마을의 풍년 기원과 더불어 왜구 침략 등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온 덕성창의 안전을 기원하는 풍습으로 재현될 예정이다.

 

 

△ 박물관·공연장에서 즐기는 풍성한 대보름 세시풍속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24일 '제17회 작은 문화축전'을 연다. 이날 달집에 태울 소원문을 써서 금줄에 끼워 넣기, 제기차기, 연날리기, 널뛰기 등 민속놀이와 함께 선조들이 사용했던 맷돌·지게 등 생활도구를 체험해볼 수 있다. 민속공예품 만들기, 떡메 쳐서 인절미 만들기, 브로치 만들기·부적 찍기, 가훈 써주기 등 가족과 즐기는 체험도 덤으로 준비됐다. 장작을 쌓아 만든 달집에 묵은 액을 태워 하늘로 날리기 위한 대형 액막이 연 만들기, 소원을 담은 소지를 태우면서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달집 태우기 등은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군산문화원이 23일 오후 2시30분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제23회 정월대보름 풍물한마당'을 연다. 이날 행사는 투호 던지기, 제기차기, 널뛰기 등 전통놀이와 떡메치기, 부럼깨기, 귀밝이술 먹기 등 먹거리 한마당으로 꾸려진다. 새끼꼬기, 계란꾸러미, 연·탈 만들기 등 체험과 사물놀이, 한량무, 탈춤 등 국악한마당과 주민노래자랑이 열린다. 오후 5시부터 정월대보름 풍물 굿 공연을 시작으로 달집태우기, 강강술래, 소원빌기 등 안녕과 복을 빌어주는 행사로 이어진다.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정상열)은 24일 오후 4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보름굿, 보름Good'을 연다.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이 출연한 이번 무대는 비나리와 기원무, 기악합주(태평소와 관현악), 민속무용(강강술래), 남도민요(널뛰기·윷놀이·달맞이), 사물놀이(판굿)로 채워진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는 부럼을 나누고, 전통차를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문의 063)620-2323.

 

△ 용왕신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부안군은 정월 대보름을 맞아 23~24일 올 한해 풍년농사와 마을 안녕을 기원하는 당산제와 용왕제, 민속놀이대회 등이 어우러진 화합의 한마당 잔치를 연다.

 

23일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8호 해양 제사 유적이 있는 격포 수성당에서는 개양할미를 위로하고 풍어와 안녕을 기원하는 수성당제·용왕제, 내소사 일주문 앞에서는 석포리당산제, 주산면에서는 넝쿨산악회가 주관하는 달집태우기 등이 기다리고 있다.

 

24일 행사는 전통제례와 민속놀이로 더욱 풍성해진다. 옛 부안읍성의 중심당산인 서문안 당산에서 당산제, 부안읍 석제마을 일원에서 돌모산 당산제, 계화 봉수대에서 봉수제, 변산면에서 마포 당산제·격상 당산제·지서1 당산제를 열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또한, 남부안청년회의소의 '제34회 줄포 전국 민속놀이 대회'가 줄포자연생태공원에서 열린다. 부안문화모임 '도울'은 매창공원 일원에서 오곡밥 나누기, 달집 태우기 등을, 부안밀알회 역시 민속놀이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대보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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