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멸종위기 식물 등 다양 어린이들 자연학습장 제격 주변 관광명소도 둘러볼 만
겨우내 단단해진 땅을 뚫고 샛노란 꽃잎을 앙증맞게 피운 백합목 붓꽃과 크로커스, 가느다란 줄기가 다발로 가지마다 매달린 합판화군 용담목 물푸레나무과 풍년화, 붉은 색의 싹을 틔워 봄을 알리는 이판화군 쥐손이풀목 대극과 대극, 언뜻 보면 개나리와 비슷하지만 줄기가 사각 모양인 영춘화(迎春花). 이들은 모두 봄의 전령사다. 날이 풀리면서 하나 둘 자신의 꽃잎을 피워 새 봄을 알리고 있다. 지난 5일 찾은 전주시 반월동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에는 작은 꽃망울을 머금은 가지와 줄기들이 봄맞이 채비를 하고 있었다. 봄나들이 장소로 각광을 받는 곳이 바로 수목원이다. 전국 수목원은 59개소로 공립수목원 35개, 사립수목원, 학교 수목원 6곳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목원으로는 경기도 포천군에 있는 국립수목원이 꼽힌다. 이 곳은 일명 광릉수목원이라고도 한다.
도내에도 공립수목원인 대아수목원, 진안군 백운면에 조성 중인 고원화목원과 함께 사립수목원으로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이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학교수목원으로는 원광대 자연자원 식물원이 있다.
△교외의 수려한 대아수목원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전북도유림에 위치한 대아수목원은 150㏊에 걸쳐 2564종류의 식물이 잘 꾸며져 있다. 지난 1988년 수목원에 지정된 뒤 1995년 문을 열었다.
지난해 5월에는 전북도교육청으로부터 학교폭력 가·피해자 특별교육기관으로, 같은 해 7월에는 산림유전자원 관리기관으로 지정됐다.
이 곳은 호남고속도로,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등과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데다 대아저수지 상류인 만큼 자연경관이 수려하다. 주변에 고산자연휴양림, 대둔산, 송광사 등 관광명소를 둘러볼 수 있어 주말 나들이나 데이트 코스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41만4000명이 찾았고 개원 이후 연평균 26만1000명이 방문했다.
21개 전문원으로 구성돼 있고 식물의 종다양성 확보에 중점을 둬 방문객이 여러 종류의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희귀·멸종위기식물 140여 종류도 볼 수 있다.
그 밖에 열대식물원, 산림문화전시관, 풍경이있는 뜰, 장미원, 푸르미 쉼터 등 특성화된 전문원과 편의시설이 조성됐다.
특히 금낭화와 철쭉이 만발하는 4~5월, 단풍철인 10월 말~11월 초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4월이면 진입로 벚꽃, 5월이면 철쭉과 금낭화가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전국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금낭화 자생군락지는 약 5㏊에 걸쳐 펼쳐져 5월 초 분홍색 꽃이 만발해 탐방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6월이면 향기로운 장미와 붓꽃류, 11월이면 형형색색의 단풍 등으로 사계절 자연과 교감하면서 수목원을 탐방할 수 있다. 눈의 즐김과 함께 숲해설 안내와 목공예·꽃누르미 체험, 숲속생태놀이 등 다양한 체험교실을 연중 운영해 즐길거리도 마련돼 있다. 운영시간은 하절기 9~18시, 동절기 9~17시다. 전주·익산 등에서 올 경우 완주의 봉동·고산을 지나 대아수목원으로 향하면 된다.
△도심서'즐감(즐거운 감상)'하는 도로공사 수목원
전주시 반월동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은 지난 1973년 호남고속도로 건설 당시 발생된 유휴지를 활용해 33만여㎡ 규모로 만들어졌다.
지금은 192과 3410종의 식물을 보유하며 전주·군산·익산 등 주변 도시민들의 주요 나들이 장소가 됐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향하고 나무 중심인 만큼 4월 말에서 5월 초 튤립, 수선화 등이 만개하면서 절정을 이룬다.
이 곳은 흔히 지나치기 쉬운 잡초도 어엿한 식물 대접을 받는 국내 유일의 들풀원을 보유한 점이 특징이다. 보라색으로 건들면 꽃잎 채 뚝 떨어지는 봄까치꽃은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주로 논두렁에 피어 제초제에 의해 죽어가는 식물이지만 여기서는 곱게 자리를 잡고 있다.
도로공사 수목원은 조성 초기 고속도로 건설로 훼손된 환경생태계 복원용 조경수목과 잔디를 생산·공급하기 위한 묘포장으로 출발했다.
1983년부터는 도로공사의 조경업무 종사자들이 수목에 대한 생태적·형태적 특성을 연구하는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식물종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수목원 부지 일부에 전문수목원을 만들어 1992년부터 일반인에게도 무료로 개방했다.
습지원, 교재원, 계류원, 무궁화원, 들풀원, 죽림원, 일반수목원, 약초원, 유리온실 등 15개의 주제원으로 이뤄져 있다.
도심에서 가까워 주로 유치원과 초등학생의 자연학습을 위한 견학, 중·고등학생의 탐구학습, 식물 관련 학과 대학생과 관련업계 종사자들에게 연구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방문객은 지난 2010년 24만5000명, 2011년 24만 명, 지난해 21만 명, 올해는 3월4일 기준 1만 명이 다녀갔다.
지난 5일 남편, 아이와 수목원을 찾은 이희진 씨(31·전주시 효자동)는 "도로공사 수목원은 도심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며 "결혼 전부터 나들이 장소로 종종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600㎡ 크기의 유리 온실 속 줄기와 꽃이 능수버들처럼 늘어진 브라질 아부틸론 앞에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던 김금숙 씨(76·전주시 서신동)도 "3월에 피는 복수초가 피었나 해서 사진에 담으려고 했는데 아직 만개하지 않았다"면서 "교외로 출사를 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어 이 곳을 찾아 매년 철따라 피는 꽃을 사진으로 찍는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수목원 오영자 코디네이터는 "타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으며, 나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고 말했다.
매주 일요일은 휴원하며, 개장시간은 하절기 9~18시, 동절기 9시~17시다. 대중교통편은 시내버스 423, 424, 428번을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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