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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이 행정실장을 철저하게 감독하라

부부 행정실장이 학교 예산 수천만 원을 쌈짓돈처럼 썼다가 감사에 적발, 해임과 직위해제 조치된 사건으로 교육계에 큰 파문이 일었다. 도교육청은 부부 행정실장의 비리가 또 있는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승환 교육감은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교장들이 학교 회계에 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더라면 이번 일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다"며 "학교장들이 회계에 관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강화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도교육청은 28일부터 공직기강 특별 점검도 실시한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돼버린 상황에서 김 교육감의 수습 방안은 공허한 측면이 있다. 비위 당사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회계 교육을 강화하고, 공직기강 특별 점검을 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될까.

 

이번 사건의 핵심은 '1인 행정실장'이 아무런 관리 감독없이 학교 예산을 유용한 사실, 그리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교장의 안일한 근무 태도이다. 1년여간 수십차례에 걸쳐 학교통장에서 다른 통장으로 돈이 입출금됐지만 해당 학교장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학교 통장 입출금시 교장의 휴대전화로 관련 내역이 문자 전송되지만 교장은 무시했다. 행정실장 한 사람이 예산을 담당하지만 교장 자신은 회계지식이 떨어진다며 행정실장에게 모든 것을 위임했다. 크로스 체크는 없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학교 예산에 대한 모든 권한과 책임은 교장에게 있다. 행정실장은 경리 실무자일 뿐이다. 경리 담당자가 기업의 자금을 개인용도로 마구 써버리면 기업은 망한다. 학교를 자신의 기업이라고 생각했다면 교장이 휴대전화에 찍힌 통장 입출금 내역을 소홀히 했을까. 한두 번도 아니고 수십 차례다. 부부 행정실장이 학교통장에서 돈을 뺏다가 넣는 수법으로 유용한 돈이 자그만치 9,000만원이고, 감사에 적발된 후 입금한 돈이 2,700만원에 달한다. 교장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교장을 견책 처분했을 뿐이다. 교장의 업무 태만이 없었다면 이번 사건은 초기에 진화됐을 수 있다. 직무를 소홀히 한 교장이 바늘도둑을 소도둑으로 키운 꼴이 됐다.

 

김승환 교육감이 청렴한 전북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한 호언장담을 지키고자 한다면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 추상같은 신상필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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