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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유산원 14명으로 일 제대로 하겠나

전주 한옥마을 남쪽 옛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소 자리에 들어설 국립 무형유산원이 개원도 하기 전에 찬밥 대우를 받고 있다. 조직 및 예산이 당초보다 크게 축소된 것이다.

 

문화재청은 국립 무형유산원의 정원을 2개과 14명으로 최종 확정했다. 지역 문화계와 정치권이 요구한 5개과 73명에 크게 못미친 수준이다. 원장을 맡게 될 국립 무형유산원 설립추진단장의 직급도 4급으로 결정됐다. 4급이면 도청 과장급이다. 위상도 생각보다 크게 낮아졌다. 또 올해 예산도 70억 원을 요구했지만 40억 원만 반영됐다. 개관식 행사마저 치를 여유가 없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이런 헐렁한 관심과 애정으로 과연 세계 무형문화유산의 보호와 전승을 위한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립 무형유산원은 우리 무형문화유산 정책의 반세기를 정리하고 무형문화유산의 가치 재창출을 주도해 나간다는 거창한 비전을 갖고 건립되는 국가기관이다. 무형문화유산을 위한 공연장· 전시실· 아카이브(자료 집적)· 교육 공간 및 시민체험공간을 조성, 무형문화유산의 전승과 확산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된다.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을 무형문화유산 선도국으로, 국제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도약시켜 나간다는 원대한 계획을 갖고 건립되고 있다. 그런데 초장부터 이런 식으로 홀대 받는다면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국립 무형유산원은 무형문화를 보관 관리하는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다.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 교육, 기록 및 관리, 전시, 공연, 협력 네트워크 등 무형유산에 관련된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테면 프로그램 개발과 콘텐츠 준비, 무형유산 전승자와 연구자들을 엮는 네트워크 작업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창의적인 노력도 뒷받침돼야 하고 무형유산 전승자들의 전승활동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사업들도 해야 한다. 이처럼 무형유산원의 기능과 역할이 막대한 데도 조직을 고작 2개과 14명으로 확정했다니 일을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개관 첫해부터 차질이 빚어질 게 뻔하다. 용을 그리려다 지렁이를 그리고 말지도 모르겠다.

 

국립 무형유산원이 설립 취지를 살리고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려면 지금 상태로는 안된다. 조직과 예산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 조직보강과 예산증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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