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건 코미디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왜 정작 당사자인 자신은 모른단 말인가? 행정구역의 변경은 선거구의 변화를 의미한다. 완주군을 지역구로 둔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전주·완주 통합이 가져올 변화의 유·불리를 따져보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서 완주·전주 상생협력 이행 촉구 완주군민협의회 등 통합 찬성 단체들은 '나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는 식의 최 의원의 발언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는다. 자신의 맨 얼굴을 교묘하게 숨기고 화장발로 치장해서 주민들에게 내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당원들의 일련의 움직임을 최 의원이 적어도 암묵적으로 동조하면서 상황을 방조하고 내심 즐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찬성 단체들이 "정치권은 통합문제에서 손 떼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과 주민의 미래와 삶의 질을 결정할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민주당에게 손을 떼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오히려 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에 걸맞은 책임과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다. 대선에서 실패한데다 주민들로부터도 싸늘한 외면을 받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회초리 투어'에 나서고 지역별로 대선평가 토론회를 여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현재 민주당이 달라졌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치인들의 내 밥그릇 챙기기가 더욱 심해진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주·완주 통합은 미래의 청사진을 새롭게 그리는 작업이다. 주민들의 의견도 우열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찬·반이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의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주민을 줄 세우기 하고 편 가르기 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 지역의 미래가 정치인들의 사심과 유·불리에 따라 흔들리는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의 후유증이 더 염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에게 요구되는 것은 지역과 주민에 대한 무한 책임감이다. 주민을 무시하고 자신들이 휘두르는 깃발에 따라 주민들이 이리 쏠리고 저리 흔들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시대착오적이고 오만방자한 판단이다. 민주당과 군의회가 책임있고 사랑받는 조직이 되려면 찬반 의견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공론장을 마련하고 공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찬반 투표 이후에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을 예방하고 지역의 미래 발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중요한 현안에 대해 정치인이 소신을 갖고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형식이다. 민주당이 정녕 조직차원에서 전주완주 통합에 대해 반대한다면 이를 당론으로 공식화하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실제로는 정당 차원의 반대활동을 마치 개인적인 소신처럼 포장하는 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일이다.
지역이 갈가리 찢기고 이웃과 이웃이 반목하고 지역의 미래가 어찌 되더라도 나만 좋으면 된다는 식은 곤란하다. 주민을 졸(卒)로 보다가는 민주당이 먼저 졸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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