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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예산만 주면 누구나 한다고

혁신학교에 대한 오해 중 가장 흔한 것이 '돈 주면 누가 못하냐?'는 것. '왜 그런 혜택을 혁신학교만 주냐?'는 식의 반감 섞인 생각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가진 분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혁신학교는 구성원의 높은 자발성과 열정, 헌신이 없이는 애당초 시작조차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혁신학교는 선정 과정에서부터 투명하게 열린 공모 방식이다. 그러니 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선정 심사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기준은 구성원의 자발적 변화 의지와 준비 정도이다. 어떤 실적도 성과도, 학교급도 규모도 보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오해는, 혁신학교가 그 동안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이나, 입시교육과 성적, 시수와 진도 중심의 학교 교과과정을 아이들의 삶과 성장과 배움이 살아있는 진정한 교육과정으로의 창조적 파괴를 시도해왔던 점, 협력적 배움 중심의 수업 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왔던 점, 학교운영의 민주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냈던 점,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학교문화를 새롭게 창조하려고 노력한 점, 학부모와 지역사회와 함께 학교를 개방적으로 운영한 점 등 내적인 변화 노력과 과정을 바라보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단견일 뿐이다. 그러니 '혁신학교는 돈으로 한다'는 오해는 전적으로 틀린 말이다. 돈 있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리 쉬운 길이었다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던 그 수많은 사업 속에서 우리 교육은 왜 변하지 않았나?

 

혁신학교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기존의 연구· 시범학교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다. 앞의 '예산만 주면 누가 못하냐?'는 식의 오해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오해의 가장 큰 원인은 혁신학교가 연구·시범학교처럼 하나의 주제나 기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학교교육 전반에 만연한 잘못된 관행과 문화와 운영시스템을 바꾸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자는 교육혁신 운동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이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문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토론과 협의의 문화, 참여와 소통의 민주적 과정을 통해 민주적, 수평적, 개방적 리더십을 구현한다.

 

둘째, 기존 교육과정의 창조적 파괴, 학생의 온전한 성장을 도와주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학교공동체의 철학, 비전의 창조와 공유, 학교철학을 담은 교육과정 만들기에 주력한다는 점이다.

 

셋째, 체험활동, 방과후 활동 등 보조 교육과정에 매몰되지 않고 교육 본질에 집중해 전인교육에 이바지 하고 있다.

 

넛째, 교원 성장을 위한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하고 학생 배움 중심의 수업 공개와 수업 관찰, 수업대화 나누기를 통해 자율과 자치, 학생 인권 존중의 학교 문화 세우기에 힘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지역사회와의 협력, 참여, 협치 문화 만들기에 적극 나서 학교안에서 교육에 그치지 않고 학생교육 전반에 대해 소통의 장을 넓히고 있다,

 

혁신교육은 이 중 하나를 골라서 실현해보자는 것이 아니다. 저마다의 학교 철학과 특색을 담은 교육과정을 운영하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이러한 가치와 문화들을 토대로 학교를 재구조화하자는 것이다. 이래도 연구·시범학교와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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