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한 후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이 한층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수도권 자연보전권역에 대학 이전을 허용하는 것과 과밀억제권역인 인천 영종도 일부 지역을 성장관리권역으로 환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려다 보류했다. 이명박정부 당시부터 정부와 수도권 지자체, 그리고 재계 일부가 끈질기게 기도해 온 '수도권규제완화 망령'이 되살아나 지방을 분노케 하고 있다.
전북도의회 최진호 의장과 전주시의회 이명연 의장은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도권 규제가 풀리면 지방의 기업유치는 전면 중단될 것이며,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수도권 과밀집약에 신음하는 비수도권 지역의 실정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전국균형발전지방의회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내어 새 정부가 수도권 위주의 경제 활성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지방죽이기 신호탄이라고 반발했다.
이명박정부에 이어 박근혜정부도 초반부터 수도권규제완화 움직임을 계속하는 것은 크게 우려할 일이다.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고민해야 할 정부의 국정 철학마저 의심된다. 정부가 수도권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명분은 박근혜대통령의 규제완화정책의 상징처럼 된 '손톱 밑 가시'를 뽑아 기업의 투자 의지를 살리고,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마치 수도권규제가 바로 손톱 밑 가시이고, 이 가시를 뽑아 민간기업의 투자 활성화 분위기를 만들어야 국가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가 지역경제를 살릴 계책은 내놓지 않고 수도권만 챙기니 참담한 노릇이다.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글로벌 환경에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방을 버리고 수도권만 챙기겠다는 억지정책은 강력 거부한다.
과거 노무현정부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한 수도권 분산정책을 폈다. 지방이 골고루 발전해야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이명박정부는 지속적으로 수도권규제완화를 시도했다. 이 문제 때문에 지방은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 됐다.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면 민간기업의 신규투자가 수도권에 집중될 것은 뻔하다. 대학도 학생 유치가 수월한 수도권으로 앞다퉈 이전할 것이다. 정부는 기업규제완화를 빌미로 수도권규제완화를 더 이상 거론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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