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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과 전북의 민주당

▲ 김성중 편집부국장
10년 만에 새 앨범을 낸 '가왕'(歌王) 조용필의 높은 대중적 인기가 화제다. 데뷰 45년차인 조용필은 스스로 "문화와 세대가 바뀌는 것을 보면서 나도 바꿔야한다고 생각해 창법과 가사를 바꿨다"고 재기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국민의 사랑은 '옛 것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오래됐지만 새롭게 변화하는 노력'에서 비롯됨을 깨닫게 하는 사례다.

 

바야흐로 전북의 최대 현안이자 이슈인 전주·완주통합 문제가 종착역을 치닫고 있다. 내달 말이면 성사 여부가 판가름 난다. 지난 15일 새누리당 전북도당은 '전주·완주통합,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여수시·여천시·여천군의 3여통합, 마산·창원·진해시의 통합, 청주시·청원군 통합을 예로 들며 통합시들이 지역 발전을 견인하는 거점도시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특히 전주·완주통합이 20년 넘게 지체되는 이유로 '민주당 1당 독주의 편향된 정치구도'를 꼽고 자신들이 중앙정부와의 공식 통로가 되어 통합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사실상의 통합 찬성 당론 확정이다.

 

반면 도민의 오랜 인기를 독차지해온 여당인 민주당 전북도당과 소속 국회의원들은 통합에 대해 침묵을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LH 유치, 새만금, 국민연금공단 등 전북의 주요 현안이 있을 때마다 목청을 높였던 상황과 너무 다르다. 같은 당 소속 도지사와 전주시장, 완주군수가 합의해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정황에 비춰보면 이해하기 힘들다. 더구나 통합의 파급력이 그동안 있었던 각종 현안과 이슈와 비교해 결코 작지 않음에도 도당과 의원들의 목소리가 없다. 도민들이 의혹의 눈길로 바라보는 배경이다.

 

전주시와 완주군이 통합되면 전북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커다란 변화가 발생한다. 정치만 하더라도 당장 내년 선거부터 전북 인구의 절반 가까이 되는 통합전주시의 단체장이 선출되지만 완주군수는 뽑지 않는다. 특히 2016년 총선에서 전주는 물론 완주와 김제 등을 포함한 도내 국회의원 지역구 조정이 불가피하다. 민주당 침묵의 의혹이 맞닿는 지점이다.

 

지역 정가는 통합에 대한 민주당의 애매한 자세를 완주와 관련된 정치인들의 선거공학적 셈법에서 찾는다. 실제 통합이 되면 완주와 김제를 지역구로 둔 최규성 의원의 입지가 매우 복잡해진다. 여기에다 차기 완주군수를 목표로 하는 지역정치인들의 반발이 맞아떨어지면서 상황이 꼬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린 이들의 침묵과 반발보다 민주당 도당과 나머지 국회의원들의 구태에 있다. 도당과 국회의원들이 최 의원의 심기를 건드리기 싫어서인지, 아니면 어떤 압력과 회유를 받아서인지는 몰라도 여전히 입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보는 도민들이 '구태정치의 전형인 기득권 지키기이자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는 사실을 민주당 도당과 의원들이 모를 리 없다.

 

모처럼 팬들 앞에 서는 조용필은 "이번 공연에서 '45주년 기념 콘서트'라는 문구를 모두 뺐다. 과거를 붙들고 있으면 구태해질 수 있으니까. 나를 바꾸지 않으면 절대 버틸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가왕의 말은 '60년 전통'만 앞세우면서 구태를 반복하는 민주당 전북도당에게 도민의 인기를 다시 얻을 수 있는 해법을 정확히 제시한다.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조용필과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안철수 현상은 다르지 않다.

김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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