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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위대한 개츠비' vs '사랑은 타이핑중'

초여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주말 청량감 넘치는 영화 한편은 어떨까. 화려한 영상과 함께 감미롭고 톡톡 튀는 사랑이야기를 선보인 영화들이 눈길을 끈다.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위대한 개츠비'와 생기발랄 로맨스 '사랑은 타이핑 중'이 선보이는 매력에 빠져보자.

 

■ 위대한 개츠비 (드라마/ 162분/ 15세 이상 관람가)

 

- 고전의 화려한 부활, 백만장자 옛사랑 찾기

 

소설 원작을 영화화하는 경우 원작만 못하다는 평을 듣는 것은 숙명에 가까워 보인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위대한 개츠비' 역시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 소설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소설의 문학적 또는 철학적 깊이보다 시각적으로 구현될 화려한 영상에더 기대를 거는 관객이라면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될 것 같다.

 

영화는 이야기의 화자인 닉(토비 맥과이어 분)이 요양원에서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920년대 미국 최고의 경제 호황기에 예일대를 졸업하고 일자리를 찾으러 뉴욕 월스트리트에 온 닉은 롱아일랜드 이스트에그 지역에 허름한 집을 얻는다. 그리고 사촌인 데이지(캐리 멀리건)와 대학 동창이자 백만장자인 톰 뷰캐넌(조엘 에저튼) 부부가 사는 웨스트엔드의 대저택을 찾는다. 거기서 톰의 외도로 데이지가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음을 목격한다. 그리고 뉴욕에서 명성이 자자한 제이 개츠비(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자신의 옆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개츠비는 닉을 파티에 초대하는 등 급격히 접근하지만, 닉은 매일 같이 성대한 파티를 열면서 그 많은 돈의 출처는 어디인지 파악되지 않는 개츠비의 존재가 미심쩍기만 하다.

 

그러다 개츠비가 유부녀인 데이지에 관심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초대해달라는 그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닉은 개츠비의 숨겨진 진실을 알게 될수록 한 여자를 얻기 위해 불나방처럼 자신을 던지는 그의 순수한 욕망에 점점 매료된다. 하지만, 개츠비의 욕망과 집착은 그를 파멸의 길로 이끈다.

 

영화에서 소설보다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 개츠비의 캐릭터다. 디캐프리오의 몸속에 들어온 개츠비는 더 꿈틀거리는 욕망의 화신을 보여준다.

 

태생을 숨기고 '개츠비'란 자아를 창조해낸 그의 안간힘은 매끈한 옷차림과 그에 어울리는 가면 같은 표정으로 순간순간 강렬하게 전달된다. 개츠비가 된 디캐프리오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을 정도다.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미녀 배우 캐리 멀리건 역시 사랑스러운 데이지로 분해 눈을 즐겁게 한다. 호화로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파티 장면을 비롯해 인상적인 여러 장면은 사운드 트랙의 효과에 힘입은 부분이 크다.

 

■ 사랑은 타이핑중 (로멘틱 코미디/ 111분/ 15세 이상 관람가)

 

- 男心 두드리는 생기발랄 로맨스

 

프랑스에서 웰메이드 로맨틱코미디 한 편이 날아왔다. 프랑스 영화 '사랑은 타이핑중!'은 시종일관 유머가 넘치고 모든 캐릭터들이 사랑스러운 영화다.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도 좋다. 싱그러운 봄에 어울리는 로맨틱코미디다.

 

때는 1958년. 타자기로 문서를 쓰던 시절이다. 노르망디 인근의 작은 마을에 사는 주인공 로즈(데보라 프랑소와)는 억지로 결혼을 시키려는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고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르망디로 올라간다.

 

그녀가 유일하게 잘 하는 것은 타자를 빨리 치는 것. 작은 보험사를 운영하는 루이(로망 뒤리스)의 사무실에 비서로 취직한다.

 

하지만, 모든 일에 서툰 로즈는 중요한 계약서를 파쇄기에 갈아버리고 전화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실수로 해고될 위기에 처하는데, 그녀의 타자 실력이 루이의 눈길을 끈다.

 

스포츠광에 승부욕이 강하지만 한 번도 1등을 해본 적이 없는 루이는 로즈를 '스피드 타이핑' 대회에 내보내려 한다. 우승을 위해 함께 맹훈련을 하는 조건으로 로즈는 루이의 집에서 함께 지내고 회사도 계속 다니게 된다.

 

루이는 겉으로는 늘 차갑고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정직하고 속깊은 남자다. 로즈는 이런 믿음직한 루이를 좋아하게 된다. 루이 역시 예쁜데다 활기차고 성깔도 있는 로즈에게 점점 끌리지만, 과거의 상처 때문에 마음을 좀처럼 열지 않는다.

 

영화는 지금의 눈으로 보면 신기하기만 한 '스피드 타이핑'이란 대회를 소재로 가져와 신선한 재미를 준다.

 

감독은 실제로 1950년대에 있었던 이 대회의 모습을 담은 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고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로즈가 독수리 타법으로 엄청난 속도를 내는 모습이나 모든 사람들이 진지하게 열광하는 타이핑 대회 풍경이 코믹하게 연출됐다.

 

개성 있는 두 남녀 주인공이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도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곱씹을수록 재미있는 프랑스식 세련된 유머가 맛깔난다.

 

영화의 호흡도 좋다. 1950년대의 이야기인 만큼 전체 분위기에는 여유가 흐르지만, 스피드 타이핑 대회 장면은 빠른 편집과 다채로운 숏의 배열로 긴박감 넘치게 연출됐다.

 

두 주인공이 '사랑'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도 따뜻하게 그려졌다.

 

로맨틱코미디의 견고한 구조 안에서 이처럼 톡톡 튀는 생기 발랄함과 유려한 이야기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는 연출 솜씨가 놀랍다.

 

신인감독인 레지스 르왕사르의 장편 데뷔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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