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복권 2만1천장 훔쳐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연대보증 때문에 빚에 쫓겨 복권을 훔치는 도둑 신세로 전락한 50대 가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행정실장으로 일했던 A(58)씨는 부러울 것 없는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화목한 가정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A씨가 사업을 하는 동생의 보증을 서면서부터다.
2010년 A씨 동생의 사업은 결국 부도가 났고 A씨는 5억원이 넘는 빚을 떠안게 됐다. 월급 생활자로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빚이었고, 불행의 그림자는 더 짙어만 갔다.
월급마저 차압을 당한 A씨는 다니던 고등학교가 다른 재단에 넘어가면서 행정실장이라는 일자리마저 잃게 됐다.
좌절에 빠진 A씨는 어떻게 해서든 가정을 일으키려는 마음에 복권방을 드나들었다.
2년 넘게 복권방을 드나들던 A씨는 복권 살 돈마저 모두 탕진하게 됐다.
가정불화로 집을 나온 그는 지난해 5월 1일 결국 '못된 생각'을 품게 됐다. A씨는 단골로 이용하던 복권방의 감시가 허술하다는 점을 이용해 복권을 훔쳤다.
처음에는 연금복권 250장을 훔쳤고 갈수록 대담해져 나중에는 한 번에 400장이 넘게 복권을 훔쳤다.
A씨의 범행은 1년 넘게 이어졌고 결국 정산에서 자꾸 복권이 부족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인에게 덜미가 잡혔다.
A씨가 훔친 복권은 100여회에 걸쳐 2만1천여장에 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연대 보증을 잘못 서서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고 월세 방 생활을 해왔다"면서 "복권에 당첨되면 지금 같은 끔찍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27일 A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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