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산골노인음악세상' 동아리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76세, 최고령은 86세의 김태선씨다. 32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이 음악동아리는 지난해 색소폰·드럼 7명, 키보드·기타·드럼 13명, 아코디언 12명 등으로 통합 편성됐다. 매주 화·목요일 오전 10~12시 복지관에서 정기적으로 연습에 매달린다. 할머니들은 굳은 손가락을 억지로 펴기도 하고, 노래 한곡 계명을 외우는 데만 3~4개월씩 걸렸다고 김내생 무주문화원장은 설명한다.
이 동아리는 무주문화원 가족행사, 인근의 복지관, 학교, 평생교육기관 등을 찾아 연주를 통한 봉사활동을 마다하지 않는다. 황혼의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여가선용을 넘어 문화공연을 펼친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은다.
동아리 회원은 전직 교원, 우체국장, 경찰관 등도 참여하고 있지만, 2/3가량은 농업종사자들이다. 고추 따고 콩깍지 까던 손으로 기타줄을 튕기고 아코디언 건반을 누른다. 특히 회원 정규동씨(82)는 왼손 손가락이 없는데도 아코디언과 씨름한 결과, 지금은 수준급 연주실력을 갖췄다. 이 동아리의 레퍼토리는 20여곡. '눈물 젖은 두만강'과 '황성옛터' 등 흘러간 옛 노래가 주류를 이룬다.
"복지회관에 발을 디디는 순간 가슴이 설레고 기쁩니다. 마음이 젊어집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내가 연주한다는 자랑스러움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찹니다."
김형철 회장(76)은 "경로당에 앉아서 화투놀이를 하거나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얼마나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여가활동이냐"고 반문하면서 "앞으로 소외지역과 실버들을 위한 문화공연과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신정모(전북실버뉴스 레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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