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병원들이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직원과 가족(부모·자녀·배우자의 부모 등)에게 진료비를 대거 감면해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는 퇴직자에게까지도 지원되고 있었다. 직원 복리와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진료비를 지원할 수는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식선에 그쳐야 한다. 지나치면 도덕적 해이와 특혜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서울 노원 갑)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동안 의료비 감면 혜택 규모는 전국 10곳의 국립대병원 778억 원,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34개 지방의료원 103억 원 등 881억 원에 이른다. 지난 1년간 이들 병원에 지원된 금액(93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북에서는 전북대병원이 직원들에게 단체협약을 통해 복부초음파·내시경·자궁암·유방암 검사비의 80%를 면제해 주는 등 52억4281만원(18만4648건)의 진료비를 감면해 주었다. 진료비 감면 대상은 직원과 가족, 대학 교직원과 가족, 학생, 지역단체 등에게까지 넓혀져 있다. 직원과 배우자는 30∼50%, 존·비속은 20∼30%, 심지어는 퇴직자도 30∼50% 진료비 감면혜택이 주어지고 일반인에겐 상당히 비싼 선택진료비도 100% 감면된다.
전북대병원은 국민권익위 실태조사에서도 관공서 기관장, 지방의원, 시민단체 간부 친인척 등 652만 원(21건)의 진료비 감면혜택 사실이 적발됐었다. 한마디로 국민 돈으로 시혜성 의료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전북대병원의 영업손실은 65억3100만 원에 달했다.
군산의료원은 7억3000만 원(3만1514건)을 제공, 서울의료원(14억 원)과 청주의료원(13억 원)에 이어 감면 액수가 세번째로 많았다. 군산의료원의 적자액은 174억 원 규모다. 남원의료원 역시 3억3500만 원(2만8976건)의 진료비 감면혜택을 주었다. 적자액은 224억 원에 이른다.
국립대병원이나 지방의료원이 해마다 막대한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직원과 가족은 물론 퇴직자에게까지 진료비 감면 잔치를 벌이는 건 명백한 도덕적 해이다. 정상 경영을 하다 적자가 나면 몰라도 이런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병원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보조금 지원을 제한하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진료비 감면과 특혜를 줄일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 대책이 마련돼야 할것이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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