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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음식문화 발전을 위한 첫 걸음

▲ 정혜정 전주대 국제한식조리학교장
전북의 음식문화와 관련된 글을 쓰기로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우리의 음식문화는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필자가 전주 살이를 시작한지 어느덧 1년하고도 반이 흐른 시점이면서 전북의 음식에 대한 소고를 연재하기로 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전북의 음식은 다양하다. 평야와 바다가 조화롭게 이루어진 지형적 특성과 함께 전북 사람들의 섬세함이 더해져서 화려하고 맛깔스러운 음식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발효를 통해 음식에 깊은 맛과 향취를 담아내는 전북은 '맛의 고장'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할 것이 아니라 전북의 음식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전북을 대표하는 전주비빔밥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훌륭하고 건강에 좋다는 기사도 많이 있지만 비싸고 품질이 좋지 않다는 기사를 찾아 볼 수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비빔밥의 가격이 정말 비싸냐하는 것이다. 비빔밥은 많은 노력이 드는 음식이다. 칼로 가늘게 잘려진 채소류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놀랍고 경이로운 결과물이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으로 음식점에서 다량의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조리인력이 필요하다.

 

요즘 외식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인건비의 비율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비빔밥은 상당히 노동집약적인 음식이다. 이러한 노동집약적 음식을 비싸다고 매도하는 우리의 인식이 과연 올바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한 예로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고 지불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하게 생각하지만, 고풍스러운 장소에서 비빔밥을 먹고 파스타와 비슷한 가격을 지불한다면 비싸다고 생각한다. 즉, 파스타보다 비싼 식재료와 인건비가 들어가고 비슷한 수준의 인테리어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받더라도 비빔밥은 파스타보다 저렴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인식과 태도가 전북의 음식문화를 발전시키는 데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전북이 맛의 고장이란 명성을 이어가고, 전북의 음식문화와 외식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먼저 우리의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 우리 음식이 갖는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음식문화는 더욱 발전할 수 있으며, 이렇게 발전된 음식문화를 통해 결국 우리의 품격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의 고장이다. 천연의 식재료를 마음껏 공급받을 수 있으며 오랜 시간 축척한 음식문화는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이와 더불어 최근 전주는 유네스코로부터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었고 익산에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으며, 완주의 로컬푸드는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만큼 전북은 음식문화 발전을 위한 훌륭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음식에 대한 인식변화가 더해진다면 전북은 맛의 고장을 넘어 한식 글로벌화를 주도할 핵심지역으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음식은 문화의 주요 키워드이자 한 국가의 국가이미지를 대표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식자재 유통업, 외식산업, 문화관광산업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전북의 음식문화 발전을 통해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을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리하자면 우리의 인식변화는 전북 음식문화 발전의 핵심요소이다. 우리의 인식변화를 통해 전북의 음식문화는 더욱 발전할 것이며, 이는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더욱 풍성한 전북을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

 

△ 정 학교장은 연세대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미국 CIA 조리학교를 수료했다. 한국 외식산업학회 부회장, 한국 조리과학회 사업이사, 한국 식생활문화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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