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교통인프라에 관해서 언제나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또 부족하다는 말을 듣는다. 공항 같은 시설이 없다는 불평이 아니다. 국내에는 유래가 없는 장기간의 버스파업은 우리가 이미 여러 번 겪은 일이고, 낙후된 도심 공공터미널은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다. 최근 혁신도시에 공공기관이 들어서면서 들춰 보이기 싫은 전주의 모습들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주는 정말 부끄러울 만큼 부족한 것일까? 없고 부족한 것을 한탄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비록 작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아봐야 한다.
전주는 유형무형의 자산이 풍부한 지역이다. 그래서 늘 자부심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활용하려는 의지는 자산이 부족한 지역에 비해 그리 치열한 편이 아니다. 우선 길에서 찾아보자. 한동안 지역마다 길을 정비하거나 새로운 길을 내는 등 걷기 여행의 붐이 일었다. 전주는 만들려고 애쓰지 않아도 이미 아름다운 길을 가지고 있다. 우선 대중교통 이용 시에 전주의 얼굴이 되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보자. 바로 건너편에 모래내에서 내려오는 건산천이 흐르고 있고, 건산천을 따라 200여 미터만 가면 전주천과 만나게 된다. 전주천변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도토리골다리, 빨래터, 어린 천주교도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있는 초록바위 등을 거치게 되고, 한옥마을까지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정도면 충분하다. 전주천변은 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광을 드러내는 아름다운 길이다. 지역의 관문에서 최고의 관광지까지 천변길이 존재하는 곳은 전주가 유일할 것이다. 자전거길도 완성되어 있어서 젊은이들이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친환경 교통인프라를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머지 작업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터미널에서부터 강변을 지나 한옥마을까지 인도하는 예쁜 표지판을 세우고, 자전거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편리한 장소만 마련하면 된다. 길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교통문제를 고민하다가 또 하나의 자원, 〈수변관광자원〉을 발굴한 셈이다. 그야말로 재창조가 아닌가.
크고 위대한 것은 쉽게 오지 않는다. 기존의 자산들을 활용해서 작고 가까운 것부터 만들어 가야한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옥마을을 향해가는 친환경 천변여행길은 전주의 새로운 교통인프라가 될 것이다. 관광객들은 그 길을 걷기위해 대중교통을 선호할 것이고 터미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 터미널 환경개선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특히 전주는 환경도시의 이미지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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