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를 맞아 한자 쓰기에 어려움을느끼는 중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0일 지적했다.
최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서 방송을 시작한 '한자 받아쓰기 대회' 프로그램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자 위기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지난달 시작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방청객 중성인들을 무작위로 선택해 한자를 쓰게 한다.
한 번은 지목된 방청객 중 70%가 '두꺼비'를 뜻하는 한자를 제대로 쓰지 못했고'두꺼운'이라는 의미의 쉬운 한자를 쓰지 못한 사람들도 절반 이상이었다.
앞서 지난 5월 컨설팅업체인 링뎬(零点)리서치컨설팅사는 12개 중국 도시 거주자 94%가 자신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글자를 정확히 쓰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를소개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이 한자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직접 손으로 한자를 쓸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950년대 중국은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기존 한자의 획수를 줄인 간체자를 도입하고 동시에 로마자 알파벳을 이용한 발음부호인 병음을 도입했다.
이 병음은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도입과 맞물려 가장 인기있는 한자 입력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병음을 입력하면 같은 발음의 여러 한자가 목록에 나오고 여기서 해당 한자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무척 편리하지만 대신 복잡하거나 잘 쓰이지 않는 한자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항저우(杭州) 외국어 학교의 중국어 교사인 마룽(馬龍)은 "사람들이 해당 한자가 어떤 뜻이고 어떻게 읽는 줄은 알지만 손으로 쓸 줄은 모른다"면서 학교에서도이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자 관련 중국 월간지인 교문작자(咬文嚼字)의 하우밍젠 편집장도 "학교에서도한자를 가르치는데 별 노력을 하지 않고 있고 또 한자를 쓸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라면서 중국어 쓰기 능력 퇴화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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