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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분수를 알라

▲ 안봉호 군산본부장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 현관 기둥에는 '너 자신을 알라...'라고 새겨져 있다고 한다. 이 명언은 '무지의 자각을 통해 자신의 분수를 알라'는 말로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경구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독일 태생으로 유태인인 아버지와 독일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상대성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이론 물리학자로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그는 1950년대 이스라엘의 대통령이 돼 달라는 요청이 담긴 편지를 받는다.유태인인 그가 유태국가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그보다 더한 영광은 없었다. 그런데 그는 이를 거절한다. 그는 거절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한다. "나는 평생을 물질에 대한 연구를 해 왔다. 지금까지 행정업무나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는 일을 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와 같은 고위직을 담당할 자격이 없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고 오로지 그것에 몸담고자 했던 것으로 자신의 분수를 알았던 것이다. 아마 그가 대통령이 됐더라면 무능한 대통령이 됨으로써 수없는 어리석은 일들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이 지금처럼 빛날 수 없었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9개월여 앞두고 있다. 현재 행정수장인 시장에 도전의사를 밝히면서 사무실을 차려놓고 정중동(靜中動)인 입지자들이 많게는 15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현직시장을 비롯, 행정관료나 언론인출신이나 변호사·법무사·교수·지방의원·기업인 등으로서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에게 묻고 싶은 게 과연 자치단체장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느냐다. 자치단체장은 다음과 같은 기초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첫째, 덕망이다. 고향인 군산에서 이웃과 함께 동고동락을 하면서 남을 위해 살았느냐이다. 자신의 잇속만 챙기면서 가진 것을 꽉 움켜주고 이웃을 몰라라했다면 그는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둘째, 기본적인 선거비용을 가지고 있느냐 이다. 가진 돈이 없이 다른 사람 돈에 신세를 질 요량이라면 아예 선거판에 뛰어 들어서는 안된다. 당선된 후 지역발전은 뒷전이고 뒷 돈을 대 준 사람의 하수인 역할이나 하다가 영어(囹圄)의 몸이 되기 쉽다.

 

셋째, 중앙과 전북도에 많은 인맥을 가지고 있느냐 이다. 지역발전을 하는데 국·도비의 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좋은 인맥은 필수적이다. 군산에서만 활동해 온 인물이 당선될 경우 예산지원을 받기 커녕 군산이라는 우물안에서만 허우적됨으로써 지역발전이 뒷걸음칠 우려가 높다. 이러한 자질을 갖췄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자만이 내년 시장선거에 도전장을 내밀라.

 

맥없이 자질도 없으면서 선거에 출마하는 자는 지역사회만 혼탁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시장직은 연습삼아 하는 자리이거나 자신의 권세욕이나 부(富)를 채우는 자리가 아니다. '네가 선거에서 낙마하면 가정이 망하고, 당선되면 군산이 망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다.

 

시장 입지자들은 '자신을 알라'라는 문구와 함께 아인슈타인의 '자신의 분수를 아는 삶'을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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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호 ahnb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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