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올 유치실적중 40% 차지 / 풍부한 문화자원 경쟁력 높아 / 경제 파급효과 35억6000만원 / 시설 개선 등 인프라확충 과제
남원은 전북의 관광 중심지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관광 남원의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스쳐 지나가는 관광산업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내려질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가 몇년 새 달라졌다. 머무는 관광사업이 점차 정착되기 시작한 것. 그 중심에 '수학여행 1번지 조성사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1000만원으로 9만3700여명 유치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최소의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올해 남원시가 추진한 다양한 사업 중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게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수학여행 1번지 조성에 투입된 예산은 1000만원. 남원시는 이 예산으로 9만3714명(8월말 기준)의 수학여행단을 유치했다.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10만명 이상 유치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원시가 2013년에 12만명을 목표로 내세운 것이 결코 허세가 아님이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수학여행 1번지 조성에 투입된 1000만원은 홍보물을 제작해 학교에 배포하는데 사용했고, 전북도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최소의 예산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는 3000만원의 예산으로 수학여행 관계자를 초청한 팸투어(사전답사), 남원역에 도착하는 학교에 대한 버스 지원, 각 학교 방문을 통한 홍보 활동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의 수학여행, 남원시가 이끌다
수학여행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중인 전북, 사실상 남원시가 이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전북도의 2012년 수학여행단 유치성과'라는 통계로 입증된다. 지난해 전북을 찾은 학생 수는 총 29만9009명으로, 이 가운데 남원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4.9%(10만4358명)로 집계됐다.
올해 수학여행 유치 실적은 지난해 보다 더 좋아졌다. 전북도와 남원시의 수학여행 유치실적 자료에 따르면 7월말 기준으로 23만여명이 전북을 찾았고, 남원시는 이 중 40% 정도인 9만2000여명을 유치했다.
△남원이 중심지로 뜨는 이유는 뭘까
남원시의 성과는 풍부한 문화역사자원과 대규모 숙박시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남원은 지리산, 광한루원, 만인의총, 만복사지, 황산대첩비지, 흥부마을 등 교과서 속의 문화역사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중앙하이츠콘도, 켄싱턴리조트, 지리산유스호스텔, 지리산청소년수련원, 지리산일성콘도, 토비스콘도 등 대규모 숙박시설을갖추고 있다. 이는 대규모 학생들을 유치하는데 유리한 여건에 해당된다.
여기에 남원은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강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판소리체험, 활쏘기, 농촌체험, 서당체험, 허브체험, 지리산에코체험, 전통문화체험 등이 인기다.
△경제적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수학여행단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사실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다만 숙박업과 음식업에서 효과가 주로 발생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남원시가 지난해 한국관광연구원의 '관광산업의 지역경제 효과분석'을 적용한 결과, 수학여행단 유치를 통해 얻은 파급효과는 7월말 기준으로 35억6000만원에 달했다. 숙박업과 음식업이 29억원 가량으로 전체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이 밖에 체험비, 입장료, 간식 등 기타 분야에서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나타났다. 일자리창출과 지역 이미지 상승 등을 고려한다면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는 수백억원으로 추정됐다.
굴뚝없는 산업인 수학여행 1번지 조성이 남원 관광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과제 대비해 확고한 토대 이루자
1박2일 또는 2박3일 동안 남원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흥미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청소년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언급되고 있다. 활용하지 않는 폐교와 공공건물 등을 수련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 때문에 나온다.
남원시는 또 수도권 소규모(학급단위) 여행이 다시 대규모(학년 단위)로 변화될 조짐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 경북, 강원지역이 다시 수학여행지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원시가 대규모 수학여행단 유치를 위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걱정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노후화된 숙박시설을 리모델링하고, 대형 숙박업소와 마찬가지로 100명 이상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음식점을 확보하는 등의 인프라 확충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이환주 시장 "학생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지속 개발"
수학여행 1번지 조성사업에 대한 이환주 남원시장의 관심은 매우 높다.
남원시가 '비전 30대 사업'의 핵심으로 꼽고 있을 정도다. 이 시장은 "수학여행 1번지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드러냈다.
이 시장은 "수학여행은 소규모 및 테마형으로 변화됐다. 그런데 이 상황이 또다시 바뀔 수 있다"면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국악공연, 댄스, 농업체험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남원만의 풍부한 유·무형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은 또 "수학여행 전담창구를 운영해 숙박시설, 음식점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남원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든 수학여행 학생들이 미래의 고정 고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수학여행 1번지 조성사업이 반드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학여행 관계자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성과를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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