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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에 KO敗 당한 남원시와 전북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리 없다는 속담은 맞았다. 암이 집단 발병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남원시 이백면 내기마을 지하수에 대한 전북환경운동연합과 환경안전건강연구소의 조사 결과, 발암물질인 라돈이 미국 환경청 권고기준의 최저 8배에서 최고 26배까지 초과 검출됐다.

 

내기마을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있는 6가구를 대상으로 지난달 23일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시료를 채취하고, 연세대학교 자연방사능 환경보건센터가 분석을 맡아 진행한 이번 조사 결과, 6곳의 지하수에서 최저 2478.27pCi/L(피코큐리·라돈 측정단위)에서 최고 7663.71pCi/L의 라돈이 검출됐다. 이는 미국 환경청 음용수 권고 기준치(300pCi)의 최저 8배에서 최고 26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내기마을 민원이 처음 제기된 지난 3월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 라돈은 커녕 납이나 수은, 페놀, 벤젠 조차 검출되지 않았다. 최근 10년 사이 암 등의 질병(폐암, 후두암, 위암, 췌장암, 병명미상 등)으로 8명이 사망했고, 지금도 8명이 폐암과 식도암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주민들 입장에서 전북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는 황당한 것이었다.

 

라돈은 지하 암반이나 토양, 지하수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자연 방사능 물질이다. 폐암과 위암을 일으킨다. 그러나 무색·무미·무취의 기체여서 주민들은 전혀 무방비였다. 무려 20명에 달하는 주민이 암으로 사망하거나 암에 걸려 투병 중이다. 행정 관청은 주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정체 불명의 그림자가 뭔지 연구해 밝혀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 남원시와 전북도는 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에만 의존, 추가 조치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시민단체는 달랐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내기마을 지하수에 대한 정밀검사에 나섰고, 발암물질인 라돈이 치명적 수준으로 함유된 사실을 밝혀냈다.

 

어쨌든 주민들을 죽음의 공포에 떨게 했던 그림자의 정체가 밝혀져 다행이다. 23일 라돈검출 발표 직후 전북도가 라돈 3단계 조치 요령을 홍보하고, 광역상수도 공급 등 대책을 밝힌 것도 다행이다. 하지만 민원 제기 후 6개월 이상이 지난 뒷북행정이다.

 

이제 당국은 내기마을에서 라돈이 왜 검출됐는지를 확실히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남원시와 전북도의 부실한 대응에 대한 책임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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