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13:18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타향에서
일반기사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다녀와서

국가경제 발전 위해선 지도층 솔선수범하고 공정 경제 시스템 구축을

▲ 진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지난달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아시아생산성기구(APO)가 지원하는 회원국간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생산성진흥기관을 방문해 우리나라와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방문 목적이었다. 양 국가를 처음 방문하는 기회였기에 여러 가지로 흥미로웠는데 특히 현재의 경제상황과 전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경제는 여러 가지 지표로 볼 때에 우리나라의 70년대 후반, 80년대 초반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가령 1인당 GNP는 베트남이 2012년 약 1500달러, 캄보디아가 900달러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1인당 GDP가 1977년에 1000달러를, 1983년에 200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양 국가 모두 70년대 우리나라처럼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수출을 늘려 나가면서 경제성장을 적극 추진해 2000년대 7%가 넘는 고도성장을 기록했다. 캄보디아는 최근에도 7%대의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베트남의 경우 장기간 고도성장의 후유증과 세계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이 5%대로 조정을 보이고 있다. 산업구조 면에서도 캄보디아는 아직도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70%에 이르고 제조업도 식품가공업과 섬유산업이 대종을 이루고 있는 반면, 베트남은 수출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빨리 성장하면서 경공업을 넘어 중화학공업까지 진출하고 있었다.

 

그러면 이들 국가의 경제전망은 어떠할 것인가? 현지에서 만나본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성장잠재력은 상당히 크나, 장애요인도 만만치는 않다는 것이다. 첫 번째로 드는 장점은 낮은 인건비다. 급격한 임금상승으로 중국의 1인당 소득이 5000불을 넘고, 인도네시아도 3000불을 넘는 상황에서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노동생산성면에서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현지에서도 중국 인건비의 큰 폭 상승으로 중국을 떠나 베트남이나 캄보디아로 진출한 기업을 볼 수 있었다. 최근 두 나라의 임금도 가파르게 상승하고는 있지만 대체할 국가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미얀마 정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인프라나 각종 제도 면에서 아직 이들 국가보다 더 매력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둘째는 내수시장의 잠재력이다. 캄보디아는 인구가 1500만 명에 불과하나, 베트남은 9000만 명이 넘는다. 더구나 월남전 종전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의 비중이 매우 높다. 이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의 주체로 발전할 여지가 크다. 마지막으로는 베트남의 교육열이다. 베트남의 경우 전통적으로 유교의 영향이 있어서 그런지 교육열이 대단해 우리나라와 같이 교육이 가계소득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작년에는 수도 하노이의 명문 초등학교에서 입학원서를 얻으려고 학부모들이 한꺼번에 몰려 학교의 철제 정문이 넘어지는 등 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밝은 면이 있는 반면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첫째는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이다.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공무원들은 봉급은 아주 작은데 비해 생활수준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한다. 이번 현지 방문에서 공무원들이 외제차를 모는 것을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내가 만난 한국기업의 대표도 현지 경영에서 대표적인 애로사항이 관련 공무원들을 접대하는 것이라고 불평하고 있었다. 공직이 부패하면 공익보다 사익이 앞서게 돼 건전한 경제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 문제점은 부정부패와도 밀접히 연관되는 점점 커져가는 빈부격차이다. 그동안의 경제성장으로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세계은행에서 규정하는 1일 1.25달러를 벌지 못하는 극빈층의 비중이 두 나라 모두 15%를 훌쩍 넘고 있다. 반면에 부동산 가격상승 등으로 신흥부자 들이 양산되고 있다. 빈부격차의 확대는 근로 의욕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사회불안요소가 돼 경제발전에는 큰 장애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국가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지도층의 의지와 솔선수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누구나 노력하면 땀 흘리는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경제시스템이 구축돼야만 국민의 경제하려는 의지를 모을 수 있고, 지속가능한 경제발전도 가능하지 않나 생각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