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한명없이 '파란' / 운동 전념할 수 있었으면…
팀 해체를 통보받았다. 장비지원 예산도 끊겼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를 악물고 시위를 당겼다. 그리고 전국체전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제94회 전국체전에 출전하고 있는 양궁 남자일반부 전북팀인 NS홈쇼핑이 23일 223점대 219점으로 코오롱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동안의 온갖 설움과 기쁨이 교차하면서 선수도 울고, 코치도 울고, 감독도 울었다.
사실 어찌보면 계란으로 바위를 깬 격이다. 국가대표 선수가 한 명도 없는 팀으로서 16강과 8강을 힘겹게 넘어왔다. 준결승서 만난 청주시청과 코오롱팀은 모두 국가대표 선수가 2명씩 있는 강팀들이다. 그러나 선수들은 의지로 똘똘뭉쳐 225대 222로 준결승의 고비를 넘은 뒤 결승서도 코오롱을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정현·이종원·장진호·나성훈 선수다.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2005년 하림양궁선수단으로 출범해 한 때는 전국을 호령하고 아시안게임에서 맹위를 떨치기도 했다. 오진혁 선수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하림의 자회사인 NS홈쇼핑으로 팀이 옮겨지고 모기업의 지원이 줄면서 오진혁 등 에이스 2명이 팀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올 7월 중순에는 연말을 기해서 팀을 해체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선수들의 앞날을 위해 전국체전에는 출전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사실상 모든 장비지원이 끊겼다. 추석전에 대한체육회의 프로젝트에 선정돼 지원받은 예산조차 회계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는게 남교현 감독의 하소연이다.
선수들은 오늘이 지나고 나면 또다시 내일을 걱정해야 한다. 팀 해체는 다가오는데 진로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늘 만큼은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승리의 감격에 빠져들고 싶다.
남교현 감독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지금까지 어려운 역경을 잘 헤쳐왔다. 앞으로도 선수들이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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