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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한류'를 기다리며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 옥성수 부산경제진흥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
지난달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의 경상흑자는 총 422억 20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일본의 415억 3000만 달러를 제쳤다. 이것도 사상초유의 일이다. 10월 기준 외환보유액은 3432억 3000만 달러까지 증가해,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의 원화가치 상승은 이러한 한국 경제의 실적을 바탕으로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를 믿는 마음이 반영된 측면도 있으므로 가슴 속 저 깊은 곳으로부터 약간의 뿌듯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원화가치의 상승은 수출업체들에게는 바로 수주 물량의 감소와 채산성의 악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원화로 지급 결제

 

우리나라는 최근 인도네시아(100억 달러), UAE(54억 달러), 말레이시아(47억 달러)와 통화 스와프 협정을 맺었고 호주와 조만간 통화 스와프를 추진하고 있다. 종전까지 통화 스와프가 위기에 대비해 달러를 확보해 두려는 목적이 강했던데 반해 이번 통화 스와프는 서로 자국 통화로 교환하는 LC(Local currency) 통화 스와프 방식을 통해 무역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08년 12월 중국과 체결한 560억 달러 상당의 한·중 통화 스와프도 위안화와 원화 간 스와프 방식이다.

 

한국은행 김중수 총재는 지난달 25일 공식석상에서 "중국이 23개국과 스와프를 맺어 위안화 시장을 만든 것처럼 최근 3건의 통화스와프 체결은 원화 국제화란 큰 길에서 작은 걸음을 뗀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가 있다. 한국은 한 해 수출입이 1조 달러를 넘는 세계 8위 무역대국이지만 원화 국제화가 이뤄지지 않아 무역대금의 결제에 막대한 거래비용을 부담해 왔는데, 이제 원화 결제가 확대되면 환리스크 축소와 더불어 거래비용 절감효과도 기대된다. 원화의 국제화란 우리나라 통화인 원화가 가치저장 수단과 지급결제 수단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원화가 결제 수단으로 인정 받는 것과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정 받는 것은 동전의 양면이다. 외국의 수출업자가 원화로 수출대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그 원화를 투자할 수 있는 국채시장이 획기적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다. 미국 달러화의 경우 발행액의 40~60% 가량이 외국에서 국제화폐로 수요되고 있다고 한다. 원화발행액 중에서 국제화폐로 통용되는 금액이 증가하는 만큼 국채시장이 확대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국채시장에 외국투자자의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는 것이고, 국채시장에서 발생한 유동성은 각 단계의 금융시장으로 파급돼 전체적인 금리인하를 가져오는'원화 국제화 특수'가 기대된다. 이것을 전문용어로는'시뇨리지(Seigniorage) 효과' 라고 한다.

 

국민 자부심 매우 커질 것으로 기대

 

외국인들이 가치저장 수단, 지급결제 수단으로 널리 인정해 원화의 국제화가 나날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보다 낮은 인플레이션과 보다 낮은 환율변동성이 필수적이다. 이 또한 정책당국에는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지만 국민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덧붙여 원화의 국제적 통용으로부터 오는 국민적 자부심은 그 가치를 얼마로 셈 할 것인가?

 

현재 세계 경제는 새로운 균형을 모색하며 시계가 불투명하다. 불투명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원화 한류'를 기다린다.

 

△금요칼럼 필진에 새로 참여한 옥성수 센터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퍼듀대(Purdue University)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부터 부산경제진흥원 경제동향분석센터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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