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이 지난 14일 헌법재판소에 '충청권보다 호남권에 더 많이 배정된 국회의원 의석수'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올들어 충청권 인구가 호남권 인구를 추월한 상황에서 충청권 의석수(25석)가 호남권(30석)보다 5석이 부족한 것은 헌법의 평등권과 참정권을 제한한다는 취지다.
정 최고위원은 호남권의 반발을 의식한 듯 "호남권 의석수를 줄이자는 얘기가 아니다. 호남권 의석수를 줄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고 본다"고 물러서는 듯 했지만, 그 속내는 뻔하다.
이번 충청권 의원들의 청구가 헌소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
국회 논의 과정 등에서 호남권 의석수를 줄이자고 하면 호남권이 반발하고, 비례대표를 줄이거나 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방안은 국민적 비난을 부를 것이 뻔하다. 모든 지역구를 논의 대상으로 확대, 국회의원 정수 대수술을 하려 할 경우 더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인구 증가를 이유로 내세워 국회의원 의석수를 늘리려는 충청권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다. 수도권 팽창과 세종시 입주 등으로 충청권 인구가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지역구 국회의원이 많아야 지역문제를 더 잘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과거 수십년간 영남과 호남 사이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해 온 충청권 입장에서 의석수 늘리기는 더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헌법에서는 국회의원 지역구 획정시 인구비례만 따지지 않는다. 인구와 행정구역 모두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호남권 인구보다 고작 1만7000명 많아진 시점에서 충청권이 국회의원정수를 늘리겠다며 헌법소원까지 내는 것은 섣부른 것이다. 지역 갈등만 키울 소지역주의다.
어쨌든 충청권이 인구 증가를 이유로 호남권 의석을 겨냥해 헌법소원까지 제기하고 나섰고, 호남권은 의석수를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전북은 10년 전 14석에서 11석으로 무려 3석이나 빼앗긴 터다. 지역차별정책으로 인구가 늘지 않는 바람에 이번엔 충청권 공격을 받는 양상이다.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 호남권은 정치권이 뭉치고, 자치단체들이 협력 창구를 열고 소통하며 공동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그럼에도 호남권정책협의회 등이 수년간 가동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다. 오히려 광주공항 등 지역 이기적인 문제 때문에 갈등만 키우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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