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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음식문화 콘셉트와 콘텐츠 발굴

   
▲ 정혜정 국제한식조리학교장
 

전북 음식문화를 주제로 기고하면서 우리의 음식문화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음식문화의 장점은 물론 발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그리고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됐다.

 

바로 음식문화 콘셉트와 콘텐츠의 발굴이다. 문화 콘텐츠란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를 발굴해 의미를 부여한 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창조의 과정이다. 이를 음식문화에 활용해 다양한 가치를 발굴하고 활용함으로써 전북의 식문화 발전과 함께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맛의 고장 명성 살려 고부가가치 기대

 

음식문화 콘텐츠의 한 예로 ‘한식 한상차림’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정식 집에서 ‘한식 한상차림’을 먹는다고 가정해 보면 하나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한식 한상차림이고, 다른 하나는 ‘춘향가의 월매가 사위 이몽룡을 위해 차린 한상차림’을 재현한 것으로 전북의 대표 로컬푸드를 식재료로 활용하고 국제한식조리학교 한식교수인 최영호 조리기능장이 손수 조리한 음식을 전북무형문화제 43호 이종덕 방짜유기장이 만든 그릇에 담아 한상을 차린 후 춘향가 한 대목을 들으며 먹을 수 있다면 어떤 한상차림을 선택할 것인가 생각해 볼 수 있다. 같은 가격이라면 대부분은 춘향가 한상차림을 선택할 것이며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아마 그럴 것이다. 즉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음식에 스토리를 담을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역시 중요하며, 이러한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문화 콘셉트 역시 중요하다.

 

전북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음식문화뿐 아니라 한지, 한옥, 한소리(판소리) 등 다양한 한(韓)스타일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맛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다. 전북의 이러한 문화적 요소를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콘셉트 설정하고 이를 음식문화 콘텐츠로 만든다면 외식산업뿐 아니라 문화관광산업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의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필자가 학교장을 맡고 있는 국제한식조리학교 역시 전북의 식문화 발전과 음식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라북도청의 후원으로 개최한 미식행사인 ‘전북 고메(Jeonbuk Gourmet)’에서는 다양한 식문화에 기반을 둔 유명 셰프들을 초청해 전북의 로컬푸드를 새롭게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였으며 이들의 조리철학과 스토리를 직접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전북의 식문화에 다시 한 번 주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외교부와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학교에서 결승전을 치른 ‘K-FOOD WORLD FESTIVAL’의 콘셉트를 ‘전북 로컬푸드를 활용한 한식 한상차림’으로 정함으로써 세계 10개국에서 선발된 외국인들에게 전북의 식재료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춘향가 한상차림’ 역시 전주세계소리축제 때 학교에서 춘향가와 흥부가의 한상차림을 직접 재현해 한국소리 문화의 전당에서 전시했는데 한국의 소리와 음식문화의 결합이라는 문화 콘셉트를 설정하고, 판소리 한상차림이라는 음식문화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 식문화 발전 기회로 삼아야

 

전북은 맛의 고장이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요소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문화 콘셉트 설정과 이를 실현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든다면, 전북의 식문화 발전뿐 아니라 한국의 식문화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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