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량 자리에 얌체 주차, 촌각 다투는 환자이송 발목
지난 27일 오후 3시, 전주시 중화산동 예수병원.
응급센터 앞 구급차 전용 공간에 일반 차량 몇 대가 주차돼 있었다.
안 그래도 비좁은 응급센터 진입로 때문에 긴급하게 들어온 구급차 한 대가 주차된 일반차량을 아슬아슬하게 비껴 지나가 응급실 앞에 환자를 내려놓았다. 그나마 주차된 일반차량이 안쪽에 바짝 붙어있어 다행이었지만, 조금만 길가 쪽으로 나왔더라면 구급차가 빠져나가지 못해 상당시간이 지체됐을 상황이었다.
이처럼 대형병원 응급차량 전용 공간이 일부 일반 차량들로 메워지면서 응급차량들이 빠른 환자 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라면, 최악의 경우에는 주차된 일반 차량 때문에 ‘골든 타임’(위급한 구조·구급 상황 발생 때 현장도착에 필요한 시간, 통상 5분)을 초과하는 상황까지 불러올 수도 있다.
전주 완산소방서의 한 구급대원은 “구급차 전용 자리에 일반 차량이 주차돼 있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특히 예수병원은 진입로가 좁아, 이런 경우에 환자 이송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주차된 일반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거나 비켜달라고 하면 비켜주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2~3분씩은 지체된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구급대원은 “현장으로 갈 때나 초동조치 후 환자를 이송하는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의 현장도착시각 지연은 응급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며 “운전자들의 이기심과 이해 부족이 자칫하면 생명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시민 의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응급센터 진입로 입구도 마찬가지.
전주 덕진소방서의 한 구급대원은 “진입로 입구에 주차된 차량도 문제”라며 “진입로가 좁아서 한 번씩 멈춰야 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수병원의 한 관계자는 “일반 차량이 구급차 전용 자리에 주차하는 경우가 꽤 있다”며 “응급처치 중 구급차로부터‘응급실 앞에 갖다 댄 차 빼달라’는 요구가 들어오면 솔직히 황당하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응급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기에도 벅찬데 주차 관리까지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구급대원은 “이렇게 주차를 하는 이들은 대부분 응급환자의 가족인 경우”라며 “다들 급하니까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 차량으로 급히 응급실을 찾는 경우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전북대 병원의 경우, 응급센터 앞이 일반 차량과 응급차량 공간으로 나뉘어 있고, 진입로 자체도 넓어 차량 두 대가 나란히 지날 수 있다.
그러나 예수병원은 자리 잡은 위치의 특성상 진입로를 넓히기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병원측의 주차관리가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예측병원측은 “보안실 직원들이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다”는 말만 늘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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