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충 바오로를 포함한 순교자 124위에 대한 교황청의 시복 결정과 8월에 있을 교황의 방한 예정을 앞두고 한국교회의 기도가 뜨겁다. 시복은 종교적으로 거룩한 삶을 살았거나 순교한 사람에게 복자 칭호를 허가하는 교황의 공식 선언으로, 이번 시복에는 우리 지역과 연고가 있는 천주교 순교자 24인이 포함되어 있다. 소중한 가치를 지킬 줄 아는 전북인의 정신문화를 세계인들이 인정해주었다는 역사적인 일이어서 의미가 크다. 아직 시복 단계이긴 하지만 성스러운 순교자가 우리 땅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북돋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교황의 방한과 시복은 천주교인들만의 영예로 끝날 일이 아니다. 국가의 일이요, 지역의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차원에서 시복자들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정신문화를 자산화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순교자의 역사를 지역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정례행사를 만들자는 논의를 한 적이 있고,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간헐적으로나마 ‘루갈다 국악뮤지칼’을 비롯한 공연행사를 했었다. 이런 일들은 뿌리가 튼튼해야 안정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위대한 정신문화를 기리고 알리기 위해서는 현실적 자산으로 만들어야만 가능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준비를 촉구한다.
첫째, 순교역사 발굴작업이다. 이미 알려져 있는 일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지역전체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발굴작업을 통해 지역역사를 더욱 풍성하게 구성해야 한다. 둘째, 역사 공유체계이다. 지역 교과서에 비중있게 수록하고, 이 스토리를 소개하는 책자를 만들어 지역역사로 인식시켜야 한다. 셋째, 성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창작활동이다. 상설공연을 통해 지역 방문자들이 언제나 순교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성물제작이다. 방문기념품으로 성물을 만들어 판매하는 등 순교역사를 기억하고 전파하는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교황 방한 선물을 전북에서 마련하자. 지정환신부의 이야기 임실치즈, 고장의 솜씨를 담은 한지성물, 복분자·오디·머루 등 블랙플룻 와인 등 전북특산물로 선물꾸러미를 만들어서 전하자. 선물은 최고의 마케팅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21세기에 해야 할 창조적인 일이다. 타 지역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 것이 전북 문화의 힘이다. 교황 방한과 전북인 24위 시복을 통해 전북은 한옥마을에 전동성당이라는 중심축을 더욱 강화시키는 계기로 만들 수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