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지원사업 신설로 공연늘어 더욱 부족 / 저소득 ·낮은 발전 가능성 탓 순수예술 기피
지역 연극계가 ‘젊은 피’에 목말라 있다. 순수예술의 쇠퇴 등으로 인적 기반이 약해지면서 배우 수급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에 따르면 도내 극단은 전주 12개, 군산 3개, 익산 2개, 남원 1개, 정읍 1개 등 모두 19개다. 가장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는 전주지역의 연극협회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 174명이다.
전주지역의 경우 극단의 평균 인원은 14.5명이지만 극단의 막내는 30대가 차지한 지 오래다. 극단도 전체 19개지만 실제 활동하는 극단은 12개 남짓으로 나머지는 프로젝트에 따라 작품을 무대에 올리거나 별도의 사업으로 활동하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기수별로 단원을 모집했지만 도내 대부분의 극단은 현재 상시모집으로 인력을 구하고 있다. 전주의 동문거리에서 곳곳에서는 단원 모집에 대한 포스터를 쉽게 볼 수 있다. 상당수는 워크숍 참여자나 학교 동아리 활동의 경력자며, 배우의 꿈을 지닌 소수의 일반인이 드문드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1990년대와는 상이한 모습이다. 당시 극단 ‘황토’의 경우 한 기수가 50~60명에 달할 정도로 성황을 누렸다. 당시에는 기수별 단원 모집에 수십명이 몰려 기량에 따라 단원을 선별하면서 역량을 강화했고, 한 사람이 같은 기간 4~5개의 작품에 참여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연극협회 김태경 전주시지부장은 “극단‘데미샘’도 10여명의 단원 가운데 20대가 없고 막내가 30대 중반이다”며 “기초 예술이 힘들어지고 점점 영화나 뮤지컬 등의 시장이 커져 연극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고 말했다.
그나마 전주지역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그 외 지역은 인력난이 극단의 운영난과 이어지고 있다.
익산지역 극단‘작은소동’의 이도현 대표는 “전주는 그래도 여러 극단에 걸쳐 출현할 수 있는 배우가 확보돼 있지만 여기는 그런 여건이 되지 않아 2인극이나 3인극으로 상반기 작품을 올릴 계획이다”면서 “전체 15명의 단원이 있지만 직장인이나 전문직 등으로 실제 활동을 하는 사람은 적어 항상 배우 수급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올해는 기존 지원사업에 소극장 지원사업이 신설되면서 공연이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상황으로 극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도내 연극영화, 뮤지컬, 공연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학과가 5개 대학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지역 연극계로 유입되지 않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저소득과 낮은 발전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인력 수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다.
극단 ‘창작극회’에서 기획을 맡고 있는 박광천 씨는 “연간 관련 학과 졸업생의 1~2명 정도가 지역으로 유입되는 실정으로 무대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순수예술에 대한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요즘에는 뮤지컬 무대를 선호하고 대부분 지역은 거쳐가는 곳으로 여겨 지역 극단에서 연습하다가도 연기학원에서 속성으로 배워 서울로 옮겨가는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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