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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와 용기

▲ 김희관 대전고검장
실패를 두려워 말고 인생의 바다 향해서 용감하게 진격하라

 

며칠 남지 않은 3월 14일은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사탕과 함께 사랑을 고백하는 화이트데이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날이다. 그런가 하면, 4월 14일 블랙데이는 연인이 없는 사람들이 만나 짜장면을 먹는 날이라고 한다. 386세대인 필자에게는 낯선 기념일들이다. 국적 불명이든, 기업의 상술이든 간에 짝을 찾아 나선 청춘들의 푸르른 젊음이 필자의 눈에는 부럽기만 하다.

 

화이트데이에 가슴 속에 품어온 연정을 상대에게 드러내기 위해서는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가수 송창식의 ‘맨처음 고백’의 노랫말을 보면 그 애타는 심정을 잘 알 수 있다. “말을 해도 좋을까 사랑하고 있다고 마음 한번 먹는데 하루 이틀 사흘. 돌아서서 말할까 마주 서서 말할까 이런 저런 생각에 일주일 이주일. 화를 내면 어쩌나 토라지면 어쩌나 눈치만 살피다가 한달 두달 석달. 내일 다시 만나면 속시원히 말해야지 눈치만 살피다가 일년 이년 삼년.”

 

노래의 주인공은 왜 주저하고 머뭇거렸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두려움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한다고 고백했는데 정작 거절당했을 때 받게 되는 상처가 두려웠으리라. 사람의 마음에는 자신의 뜻이 좌절되는 것을, 상처받는 것을 본능적으로 피하려는 방어기제가 내장되어 있다.

 

올해도 벌써 두 달이 훌쩍 지났다. 새해 시작과 함께 품었던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버린 분들이 많을 것이다. 게으름도 원인이겠지만, 사랑고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음에 품었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탓도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C.S. Lewis라는 작가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라는 책에서 “실망감(disappointment)이란 삶의 모든 부분에서 꿈으로만 간직해 왔던 소망을 힘겨운 실천으로 옮길 때 비로소 나타나는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Lewis의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실망감은 긍정적이고 좋은 것이다. 만일, 근자에 들어 실망감을 느낀 적이 없다면 문제일 수 있다. 아예 꿈이 없거나, 꿈이 있다 하더라도 꿈으로만 머물러 있고 이를 용기있게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는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책 제목처럼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 자체를 하지 않으면 어느 것도 이룰 수 없다. 배는 항구에 가만히 정박해 있으면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그것은 배의 본래 목적이 아니다. 배는 저 넓디 넓은 대양을 항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래야만 비로소 배다운 배가 된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다. 새로운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고 뛰어드는 용기가 필요하다.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비록 난파의 리스크가 있더라도 말이다. 도전해야 한다. 한 때 실망을 맛보게 된다 하더라도 말이다.

 

신학기다. 인생의 선배로서,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하는 심정으로, 앞길이 구만리같은 젊은 학생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말이 있다. 무엇보다, 꿈을 꾸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는 점이다. 꿈은 이루라고 있는 것이지, 꾸라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면 무엇을 해서 드는 후회보다 하지 않아서 드는 후회가 훨씬 많다는 점을 꼭 얘기해 주고 싶다.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노력하면 꿈을 이룬다”는 링컨 대통령의 명언과 함께 저 드넓은 인생의 바다를 향해 용감하게 진격하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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