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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한 공직 수술하려면 제대로 하라

세월호 사고는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로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재난 대응 태도가 희생을 키웠다는 것도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화산폭발이나 지진 같은 천재지변이라면 몰라도 사람이 할 수 있는, 꼭 해야 할 일을 방기한 탓에 벌어진 참사라서 더 안타깝다.

 

사고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선박 개조, 인허가 과정, 화물 과다 적재 및 부실 결박, 기계결함 건의에 대한 선주의 묵살, 주기적인 검사의 부실, 안전 매뉴얼 미이행, 선장의 형편 없는 위기관리 리더십, 탈출하기에 급급했던 선원들의 이기적인 행동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과정에서 지휘 감독권을 갖고 있는 해양수산부와 해경의 직무유기는 없었는지,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제 역할을 다 했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민관 유착이 안전 불감증의 시발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른바 ‘해양마피아’ 부분에 대한 수술도 과감하게 진행돼야 마땅하다.

 

문제는 부실의 한 가운데에 무사안일 공무원이 있다는 점이다. 선박검사와 인허가, 재난 매뉴얼 가동, 관제센터 역할, 사고 수습 등이 모두 공직업무다. 해양마피아 역시 전·현직 공무원들이 주축이다.

 

공무원은 국가와 자치단체를 지탱하는 중심 축의 하나이다. 공무원이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화를 부를 수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그제 무사안일한 태도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공무원은 퇴출시키겠다고 천명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재난 과정에서 나타난 공무원 행태는 실망 그 자체다. 사고 현황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자는 안행부 감사관, 80명을 구했으면 됐지 얼마나 더 구해야 하느냐는 해경, 구급차를 타고 퇴근한 보건복지부 직원, 식음을 전폐한 유족들 앞에서 팔걸이 귀빈자리에 앉아 컵라면을 먹는 장관, 다급하게 침몰 신고를 하는 학생한테 위도와 경도를 물으며 시간을 지체한 해경상황실 경찰 등. 이성이 있는 공무원들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무사안일하고 국민 눈높이보다는 상관 눈높이에 젖어 있는 철딱서니 없는 행태다.

 

재난상황에서의 자세가 이런 수준이라면 다른 업무는 보나마나 아니겠는가. 기본이 제대로 서 있는 공직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민관유착은 자치단체에도 있다. 대수술을 통해 나태한 공직사회를 일신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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