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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선장이 하나뿐이랴

   
▲ 위병기 서울본부 정치부장
 

상상하기조차 싫었던 우려가 점차 현실화 하고있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온 국민이 기원했던 생존 소식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들리지 않는다.

 

사고 현장에서는 아직도 피맺힌 절규가 쟁쟁하게 들리고 있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국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하고 있다.

 

정부의 무능한 대응 시스템, 생각할 수 없는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행태, 선박 관리감독 부실, 무사안일의 관행 등 명색이 선진국으로 일컬어지는 대한민국이 오늘날 처한 현 주소가 어떤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임진왜란이 터지자마자 백성들은 죽건말건 의주로 몽진한 선조와 그 추종자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6·25 발발 직후, “정부는 끝까지 수도를 지키겠다”는 방송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이미 한강다리를 끊고 내뺀 지도자들도 별반 다를 바 없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있는 세월호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행태는 어쩜 그렇게 임진왜란이나 6·25때 지도자들과 닮았을까. 차라리 아무말도 하지 않았으면 본능적으로 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탈출을 시도했으련만, “움직이면 위험하니까 안전한 선실에 가만있으라"는 안내방송만 계속했다지.

 

아직 수습하려면 할 일이 많지만 당장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정 전반에 걸쳐 시스템을 점검하고,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단순히 장차관이나 청와대 참모 몇명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민심은 지금 무섭게 이반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게 사실 아닌가. 우리 사회는 정부나 각계 지도자들이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민초의 잘못이 아니다.

 

사실, 세월호 선장같은 지도자들이 눈에 잘 띄지 않을뿐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은가. 촌로를 만나면 하나같이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다 망한다”고 한다.

 

“소 키우라고 해서 소 키우면 망하고, 누에치라 해서 누에치면 망하고, ‘노풍벼’ 심으라 해서 노풍 심으면 쫄딱 망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국민들을 속여왔다는 거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나 지도자의 말을 신뢰하는 사람에게 득이 되게 정책을 펼쳐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는, 정부가 한번 천명한 것은 반드시 실행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정치권도 정부에 돌 던질 상황이 아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즘 후보들을 만나보면“공천하지 않겠다”는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온 순진한 사람들만 손해를 본다고 아우성이다.

 

또한 이미 발표한 공천룰을 곧이 곧대로 믿으면 낭패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북지사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도 억측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전략공천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세월호 참사로 점차 시간이 흘러가면서 전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젠 우리사회의 지도자상도 바뀌어야 한다. 성직자처럼 고매한 품격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자신의 말에 무거운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수다. 공복이 되겠다며 나선 도내 후보들중에 혹시 세월호 선장같은 사람은 없는지 꼼꼼히 봐야 한다. 전북이 처한 현실을 뻔히 알면서 외면하는 후보는 없는가.

 

전북호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잘 알면서도 도민들에게 거짓을 말하는 후보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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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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