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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 이모저모] 영화'산다' 테이프 상영 5분 전 도착 '죽을 뻔'

'당일 촬영·당일 편집' 강행 / 결국 미완성 칸영화제 못가

△죽을 뻔한 ‘산다’

 

올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초유의 ‘초치기’가 등장했다. 대표적인 제작 지원 프로그램인 디지털 삼인삼색의 영화‘산다’의 테이프가 상영 5분 전에 도착했다. 이 작품은 지난 2일 오후 3시 전주영화제의 국내·외 손님과 언론인, 영화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으로 첫 선을 보이는 상황이었다. 상영 시간은 3시간30분으로 테이프 2개 분량이었다. 이날 두 번째 테이프가 상영 5분 전에 당도해 영화제 관계자들이 가슴을 졸이며 ‘죽는다’에서 ‘산다’가 됐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올해 장편화로 변화를 시도한 전주영화제의 야심작이다. 영화의 주연과 연출을 맡은 박정범 감독은 전주에 내려오기 직전까지 ‘당일 촬영·당일 편집’으로 강행군을 했다는 전언이다.

 

박 감독도 기자회견 장에서 “강원도를 배경으로 촬영했는데 겨울철 자연을 이기지 못해 생각했던 일정을 맞추지 못했다”며 “촬영을 다 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져오게 돼 관객에게 죄송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어 “나머지를 잘 완성한 뒤 개봉해 전주영화제에 보답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일이 알려지자 영화인들은 “지난 2004년 왕가위 감독이 영화‘2046’을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상영하기 위해 비행기 비즈니스석에서 편집하며 들고 왔다는 일화가 떠올려진다”고 말했다. 더욱이 ‘산다’의 경우 오는 14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제67회 칸영화제에서 러브콜이 왔지만 4월 초까지 작품을 완성할 수 없어 출품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꿈보다 해몽…다양한 해석

 

전주를 찾은 감독·배우들은 올해도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관람객의 수준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관객들은 깊은 해석력을 보이며 제작진과의 소통에 나섰다. 한국경쟁 부문에 상영된 영화 ‘숙희’는 51세 양지은 감독의 데뷔작이다. 지난 2일 오후 첫 상영 뒤 진행한 관객과의 대화에서 양 감독이 가장 많이 한 말은 “그럴 의도는 아니었구요”였다. 관객이 음악, 미장센 등에 대한 감상평과 함께 감독의 의도성을 질문하자 감독은 연신 “그건 아니었다”는 말로 대답을 시작했다.

 

한 여성 관객은 “폭력의 순환의 관점에서 봤다”며 “가정폭력과 억압당하는 여성 숙희가 병으로 몸을 못 가누는 성인남성을 아이처럼 다루고 정신적인 폭력을 가하는 것에서 모성의 폭력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양 감독은 “숙희가 하는 일만 제외하면 남편과 숙희는 잘 맞는 관계로 설정했다”며 “주인공은 오히려 무당끼가 있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 관객이 “극중 윤 교수가 쓰러지는 장면은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이라는 그림을 보고 참고했나”는 물음에 양 감독은 역시 “아니다”며 “그 인물에게 전개될 삶을 표현하기 위해 상징적인 장면을 넣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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