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새로운 당선자들은 기쁨 속 초심 잃지 말고 넓고 깊은 정치 보여줘야
낙선자들은 분루를 삼키며 패배를 곱씹고 저마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1년여 넘게 계속됐던 선거전이 종료되고 대략 2년 가까이 지역에 이렇다 할 선거가 없을 것이다.
물론 어디선가 선거법 위반 사례가 적발되어 법의 심판을 받고 재선거가 시행된다면 다르겠지만,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 차분하게 본인에게 맡겨진 일들을 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두 축의 상반된 결과로 나타났다. 이미 오래전부터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났던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은 전북에서 ‘새정연’의 무원칙한 합당, 공천제 번복, 공천 파행과 40여 년 기득권에 연연한 독선과 아집에 대한 견제 심리가 거센 무소속 바람으로 나타나 무소속 기초단체장 7명 당선과 무소속 시·군의원 50여 명의 당선으로 나타났다. 놀라운 결과였다.
바닥에서 민심이 요동치고 있었다는 증거이다. 새정연 당선자들도 상당히 고전하며 힘겨운 싸움을 전개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묻지 마 투표’와 ‘무조건 지지’흐름도 여전하였다. 진안과 임실 지역 광역의원 2명을 제외하고 전북지역 모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광역의원 공천자가 당선되었고 도지사 선거는 싱겁게 끝났다.
다만 인지도도 없는 새누리당 도지사 후보가 처음으로 20% 넘는 득표율을 올린 것을 위안으로 삼는 상황이다. ‘이석기 사건’ 및 분당·분열로 흩어진 통진당과 정의당 및 진보정당 계열은 너나 할 것 없이 새정연의 대척점에 서는 데 실패하여 초라한 성적표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개표 결과를 보면 사전 투표, 특히 관외 투표에서 새정연 공천자들이 상당한 몰표를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것은 구 민주당에 대한 ‘묻지 마 지지’가 아직도 여전하고 완강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후보가 누구인지 잘 모르는 광역 선거와 전주시를 비롯한 도시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정연에 대한 ‘미워도 다시 한 번’과 견제 심리가 동시에 표출된 선거 결과로 분석된다.
이제 무소속 당선자들에게 바란다. 무소속 당선은 시민들의 준엄한 뜻이다. 무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새정연을 비롯한 제 정파와 소통과 협력, 긴장을 반복하며 지역의 발전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한다.
이제 새정연에 입당하지 않아도 일만 잘하면 정치생명에 하등의 지장이 없는 상황으로 전북 정치가 서서히 나아가고 있다. 무조건 새정연 입당은 선출해준 유권자들을 무시하는 처사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전북지역은 더디지만 다양한 정치세력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진보정당 계열을 비롯하여 새누리당, 무소속, 새정연이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기초를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에서는 현행 정당법과 정치관계법, 선거법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서울 중심의 현행 정당법의 위헌 여부를 묻는 소송을 진행하려 한다. 여기에 권역별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를 비롯한 선거법과 정치관계법 전반의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법과 제도 개선을 위해 전국적인 시민행동을 조직하여 지역 스스로 내재적 발전이 가능한 조건을 창출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전북지역 변화의 흐름이 지방선거에서 멈추지 않고 시민적 일상생활과 차기 총선과 대선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전북지역 정치의 ‘고이고 썩은 물’을 도려내는 데 앞장설 것이다.
새로운 당선자들은 당선 확정의 기쁨 속에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고 제 세력을 포용하여 크고 넓고 깊은 정치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