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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익산호' 출범에 즈음하여

▲ 엄철호 익산본부장
민심의 흐름에 따르고 백성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일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이 당위를 거스름으로써 존재를 드러내려는 듯하다. 정치의 매우 역설적 속성이라 할 것인데 이런 폐단은 물론 어제 오늘에 생긴 것은 아닐 터이다.

 

정치의 이상과 현실이 항상 이처럼 갈등하고 충돌해 온 게 사실이 아니던가. 박경철 익산시장 당선인이 오는 7월 1일이면 제7대 익산시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민선자치 제6기 임기가 본격 시작되면서 앞으로 4년 익산시를 이끌어 갈 새로운 지도체제가 가동되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취임에 앞서 한결같은 각오를 밝혀왔다.

 

주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주민이 행복한 자치시대를 열어가겠다고.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드러난 민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각오로 일단 해석된다. 누가 뭐래도 단체장은 자치시대를 열고 꽃피워 나갈 선봉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다시말해, 지도자 한 사람의 철학과 열정이 그 지역의 미래를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민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주민이 행복한 자치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선언은 듣기에 좋다.

 

그러나 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은 의지와 열정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에 정치인 출신 시장으로서 막판 시정구상을 가다듬는데 나름대로 교훈으로 삼아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옛 얘기 몇 토막을 전한다.

 

중국 전국시대 위나라 때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군주 문후가 신하 서문표에게 업(지금의 하남성) 땅을 다스리러 보내며 “공은 이루고, 이름은 성취하며, 의를 널리 베풀라”고 주문했다.

 

서문표가 어떻게 그같이 할 수 있느냐고 묻자 “어느 곳이든 어진 이와 호걸, 똑똑한 인물, 박식한 자가 없는 곳이란 없고 또한 남의 잘못을 들추기 좋아하고 착한 일은 덮고자 하는 자가 없는 곳이 없다”며 “반드시 호걸준사를 찾아 묻고, 박식한 자는 스승으로 모시고, 남의 잘못을 들추고 선행을 숨기려는 자는 잘 관찰하며, 특출한 소문만 듣고 일을 처리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무릇 귀로 듣는 것은 눈으로 보느니만 못하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발로 직접 밟아보는 것만 못하며, 발로 밟아보는 것은 손으로 판별해 보는 것만 못하다”며 “사람이 처음 벼슬길에 나서는 것은 마치 캄캄한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 한참을 지나야 방 안의 물건이 보이기 시작하는 법”이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또 다른 얘기는 공자와 제자 자공이 정치에 대해 나눈 대화다.

 

자공이 공자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공자는 정치에서 중요한 것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 첫째가 식량문제 해결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의 최우선 과제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라 하는데 오늘날로 말하자면 바로 경제다. 둘째는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군대이고 셋째는 백성들의 신뢰를 들었다. 물론 이 세가지는 공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손에 꼽을 만한 정치의 과제요 덕목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우선순위에 있다고 여겨진다.

 

자공이 공자에게 다시 물었다.

 

이 가운데 하나를 빼야 한다면 무엇이냐고. 공자는 ‘군대’라고 말했다.

 

이어 부득이 하나를 더 빼야한다면 하자 이번엔 ‘식량’이라고 답한다.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서지 못한다며 정치에서의 신뢰 중요성을 강조한 것 같다. 아무쪼록, 시민의 선택으로 12전13기 신화를 이룬 박 당선인의 의지와 열정, 마음가짐이 제발 변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주민의 심판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 주길 당부한다.

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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