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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 익어가는 7월과 마음의 고향 농촌

우리의 삶의 터전 농촌, 농업의 밝은 미래 위해 따뜻한 애정 보내줘야

▲ 김문규 농협중앙회 상무
내 고장 칠월(七月)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하략) 이렇게 시작되는 시에는“먼 데 하늘이 알알이 꿈꾸며 들어와 박혀”란 구절도 나온다.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라는 시이다. 청포도 알맹이마다 7월 하늘이 하나씩 들어 있다고 비유했다.

 

7월의 하늘은 변화무쌍하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우울한 얼굴 이었다가, 푸르고 정열적인 얼굴이었다가, 악동 친구 같은 천둥번개를 동반하곤 한다. 이렇게 비 오고, 해 뜨고, 바람 불고, 번개 치는 하늘의 표정이 모두 그대로 자연과 사람에게 스며들어 단맛을 낸다는 7월이다.

 

아름답게 읊조렸던 7월, 자연은 그 녹음의 절정을 맞이한 듯 일어나보면 새록새록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작열하는 태양의 강렬한 빛과 대지를 풍부하게 적셔주는 비가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의 자태를 만들어낸 바로 그 힘일 것이다.

 

“땅을 경작하는 사람만이 신의 축복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 속에서 살다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아무리 사회가 변화의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고 해도 우리 인간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심성은 자연에서 우러나온다. 자연은 터무니없는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은 자신의 본분에 자족하면서 스스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농업은 하늘이 우리에게 허락하는 만큼만 영위할 수 있는 생명산업이다. 계절이 허락하지 않으면 어떤 작물도 꽃을 피울 수 없고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그래서 하늘을 의지하고 사는 농민은 그 어떤 경우라도 자만하지 않고 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소박하지만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다.

 

최근 들어 도시의 각박함과 삭막함을 벗어나 농촌으로 돌아가려는 귀농·귀촌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마음의 고향, 농촌을 찾아가는 도시민이 늘어나는 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대세이고,‘돌아오는 농촌’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농민의 삶의 터전인 농촌은 자연 그대로 남아있는 우리의 마지막 보루이며, 우리의 심성을 감싸 안고 어루만지며 순화시켜 주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이다. 지금의 농업·농촌은 산업화에 따른 농촌인구 감소, 젊은 층의 이탈 및 고령화, FTA에 의한 농업개방 등으로 어려워졌으며 미래도 결코 밝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관과 조상의 얼이 배어 있는 전통과 풍습 등의 소중한 자원을 가진 우리의 원초적 향수가 깃들어 있는 마음의 고향이며 진실한 터전인 농촌은 근래에 들어 새로운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다.

 

작열하는 태양과 대지를 적시는 비와 농민의 따스한 손길이 서로 어우러져 탐스러운 청포도가 열리듯이,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온 국민이 농촌에 따뜻한 시선과 애정을 보내줘야 한다고 본다.

 

자!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모든 이들의 마음의 고향인 농촌이 청포도처럼 달콤하고 싱싱하게 영글도록 사랑이라는 자양분을 농촌에 제공하자.

 

우리의 소중한 미래를 위해….

 

△김문규 상무는 농협은행 전북영업본부 본부장, 농협은행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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