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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시민제안 받기만 하면 뭐하나

전주시가 시정 발전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한 뒤 정작 단 한 건도 채택하지 않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시가 타당해 보이는 시민 제안에 대한 투명한 전문가 검토나 공청회 등의 과정은 생략한 채 내부 검토만으로 ‘비효율’이나 ‘예산 부족’ 등을 내세워 거절하는 태도를 납득할 시민은 없다. 시민 제안을 수용해 보겠다는 긍정적 마인드 없이 제안제도를 시행한 탓이다.

 

전주시는 지난해부터 시정발전의 창의적 아이디어, 제도개선 등에 관한 시민의견을 수렴,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시민제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전주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설치된 ‘시민제안’ 코너에 제안 내용을 실으면 적극 반영하겠다는 것이 전주시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 코너를 통해 8월 현재까지 제안된 42건의 공개된 시민제안 가운데 채택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전주시는 다른 자치단체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 비효율적이다, 예산이 부족하다 등의 이유를 들어 시민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42건의 시민제안 가운데는 시가 의지를 갖고 적극 보완 검토할 가치가 있는 것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한 시민은 전주의 상징이 돼버린 한옥에 착안, 버스정류장을 한옥으로 리모델링할 것을 제안했다. 요즘 전주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한옥 형태의 버스정류장을 도시 곳곳에 설치하면 ‘전통문화의 도시 전주’ 이미지를 한층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란 취지다.

 

이에대해 전주시는 “시민들은 비가림 및 바람막이 기능을 갖춘 유개 승강장을 선호하는 추세이고, 전통한옥형 구조상 안전도 떨어진다. 예산낭비다”며 거절했다.

 

이미 버스 승강장이 설치돼 있는데 이를 한옥형 승강장으로 바꾸려면 예산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예산낭비일까. 이 부분은 다양한 시민 의견을 좀더 수렴하는 자세가 필요했다. 전주의 모든 승강장을 한옥형으로 바꾼다면 예산낭비일 수 있겠지만, 한옥마을 등 구도심 쪽에 한해 한옥형 승강장을 만든다면 전주의 특색을 한층 살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정을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추진하겠다는 시민제안제도는 취지가 좋다. 그러나 전주시가 시민제안을 그저 ‘제안’ 정도로 취급하는 태도는 곤란하다. 그럴 바에야 뭐하러 시민의견을 받겠다고 나섰는가. 공무원이 긍정적 자세를 갖는 순간, 시민제안은 다듬을 가치가 있는 옥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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