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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빅 아일랜드 전북 탈출기

▲ 문두현 지역관광마케팅연구소장
8년의 공직 생활 이후 고향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전국을 떠돌아 전남의 섬 지역은 물론 경상도 산촌마을을 떠돌면서 깨달은 한 가지 진리는 바로 소통 이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스스로를 지역주의에 가두어 놓고 피해망상증에 사로잡힌 분노에 가득 찬 연약하기 이를 데 없는 위대했던 전북인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오래 전 다른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느꼈던 두려움과 경계심이 지금도 응어리로 남아 있는 것은 모든 게 단절되어 버린 어쩔 수 없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전북인으로서의 분노와 좌절 그리고 절망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그 절망감이란 어떤 것이며 그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다른 지역주민들과 만남 소통 늘리며

 

나 역시 삶의 터전인 고향에서의 활동이 별로 신통치 못함에 따른 분노와 좌절 그리고 원망을 곱씹으면서도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은 내게 뜨거운 전북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뜨거움이 언제까지 내 안에 머물러 나를 붙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에는 아직 나 역시 자신할 수 없음을 고백한다.

 

업(業)의 성격상 타 지역 방문이 잦은 덕분에 그동안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지역의 변화된 모습과 사람들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벌써 3년째 참여하고 있는 한국농촌대학에서 만나는 열정에 넘치는 전국에서 모인 다양한 지역민들과의 교류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가슴 아프게도 지금까지 단 한명의 전북사람들을 만날 수 없는 현실은 바로 스스로 고립무원(孤立無援)을 자초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려가 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경북과 전남지역 출장이 잦으면서 출장길에 몇몇 지인들과 동행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한데 놀랍게도 많은 우리지역사람들이 경상도 지역 방문이 거의 전무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함께 동행 했던 지인들과 공감했던 그 지역의 변화된 모습에서 예전 아니 그동안 느끼고 생각해 왔던 지역에 대한 감정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뒤 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친절하고 넉넉함과 따뜻함을 보여준 그들을 가진 자의 여유로움으로 치부하기엔 지나친 생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을 자주 접해 봄으로써 진정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제 경상도 산골사람과 전라도 농민이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그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열린 마음과 노력들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최근 수많은 지역의 역량강화 교육들이 결코 우리 끼리만의 지식교육에 그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해관계가 적은 먼 지역민들과의 만남과 소통의 기회를 통해 다양성을 갖춤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인간적인 교감을 통해 언젠가는 풀어야 할 감정들을 조금씩 해소해 나갈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국가적 숙제를 풀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가보지 않고 만나 보지도 않았으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내 생각만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이 시대 우리지역을 살리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분노 좌절 벗어나 스스로 행복해져야

 

이젠 변해야 한다. 분명 경제적 가치가 지역 발전을 이끌어 간다는 데는 이론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성공이 결코 행복을 가져오지 않으며 오히려 행복이 경제적 성장을 가져오는 원천으로 이제 분노와 좌절에서 벗어나 당당한 모습으로 스스로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조금은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을 가져야 할 때이다. 이제 도민 모두가 자신을 위해 스스로 참여하고 마음속에 살기 좋은 영원한 우리의 고향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우물 안 개구리의 생각과 고립무원의 거대한 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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