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이는 외제차가 폼 재며 가고
택시가 가고 오토바이가 가고
잽싸게 달리는 승용차들 옆으로
허름한 손수레도 힘겹게 간다
돈 쓰러 가는 사람 돈 벌러 가는 사람
돈 때문에 돌아버린 사람
하나같이 어딘가로 사람들이 가고 있다
돌잡이 상을 잘 못 받은 탓 일게다
허리가 휘게 짐수레 끄는 저이는
몇 년째 고시학원만 드나드는 저이는
속 빈 연필을 집었을까
포동포동 살 오른 얼굴로
며느리를 언니라 부르는 저 집 시어머니는
엉켜버린 실타래를 집었나보다
차들이 가고 사람이 가고
세월이 간다
△전재복 시인은 1993년 ‘한국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그대에게 드리는 들꽃 한 다발〉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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