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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 세상" 함성, 서울을 깨우다

동학혁명 120주년 기념식 / 전시·공연 등 다양한 행사

▲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인 퍼레이드가 11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누가 가을 날 아니랄까봐 하늘이 매우 파랬다. 햇볕이 강렬해, 사람에 따라서는 덥다고 느낄 법한 날씨였다.

광화문 인근 서울역사박물관 마당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박물관 마당에는 캐리커처, 캘리그래피, 판화 등 각종 체험부스가 들어서 있었고, 또 기념 포스터 공모 작품들과 전적지 사진도 전시돼 있었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것, 사람이 중심이어야 한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이모 씨는 전시돼 있는 포스터를 보며 말했다. 50대의 현직 교사인 그는 그가 지도하는 학생들 현장체험학습 코스를 정하기 위해 답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와 동행한 동생 이 씨는 “이런 행사들이 있어야 우리가 동학농민혁명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며 “민초가 압박 속에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깨치고 나오는 게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동학농민혁명 문화축제가 열렸다. 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대회의 일환으로 열린 이 행사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전국동학농민혁명 유족회와 천도교 종단이 함께 주최했다.

아이들과 주말을 즐기기 위해 박물관을 찾았던 시민들은 뜻밖에 만난 ‘혁명’에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부스 앞에는 인파가 몰려들었고, 그들 중 태반이 아이들이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지나던 길에 뭔가 행사를 하길래 들렀다”는 강윤주 씨(42)는, “엄마들은 항상 자식 교육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된다”며 “동학농민혁명에 관한 이런 행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을 40대 시민이라고 소개한 권경수 씨는 아이들과 함께 판화 부스 앞에 서 있었다. 아이들은 “못했던 것을 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어요”라며 신나했다. 권 씨도 “퀴즈도 풀고 체험도 하면서 재미있게 즐긴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을햇볕도 따뜻하다 못해 뜨뜻할 정도였지만, 이런 분위기를 더욱 달군 것은 오후 1시께 서울시청 앞에서 출발한 기념 퍼레이드 대열이었다.

파랑새·빨강새가 앞장서고 만장과 깃발을 든 사람들이 뒤따르며 “사람이 하늘이다”, “보국안민 광제창성”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풍물놀이패가 신명나는 연주를 선보이며 행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차시현 학생(13)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배웠다”면서 “이런 행렬을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폰의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고 있었다.

500여명으로 된 이 대열은 서울 광화문 앞을 가로질러 서울역사박물관 앞으로 가, 행사를 즐기고 있던 시민들과 합류했다.

천도교 종단과 유족회, 기념재단 대표 9인의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극단 꼭두광대 등의 기념 공연, 골든벨 등이 이어졌다.

천도교 중앙총부 계한경 경리관장은 “그간 주체에 따라 따로따로 열렸던 행사를 함께 모여 개최한 데 의의가 있다”며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동학의 평등 정신에 대해 젊은 세대가 널리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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