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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세계사적 가치 확산을"

기념재단, 2주갑 국제학술대회 개최 / 한·중·일 석학들 농민혁명 의미 조명

한국을 넘어 세계사에 영향을 미친 동학농민혁명의 세계사적 의미와 가치를 보다 확산시킬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동안 전북의 사건으로 치부하거나 국내에 머물렀던 동학농민혁명의 제한된 지평에 대한 반성 아래서다.

 

동학농민혁명 2주갑(120주년)을 맞아 세계사의 큰 흐름 속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사상적 의미를 조망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28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동학농민혁명 2주갑 기념 학술대회에서 한·중·일 3국의 석학들은, 동학농민혁명군이 추구했던 평화·화해·상생의 정신을 현대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석학들은 동학농민혁명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쳤고, 세계 최초로 주민자치를 실현한 의미 있는 혁명이다고 평가했다. 또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새롭게 혁신하기 위해서는 화해와 상생을 추구한 동학농민혁명 정신 계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산 한양대 교수는 “현대 사회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계층 간 상대적 불평등이 심화됨에 따라 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특히 산업화에 따른 문제, 도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 지난 어느 세기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인간성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이 같은 문제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인간, 자연과 인간이 지니고 있는 유기적 균형을 깨버린다”면서 “동학사상은 우주의 법칙을 거스르는 삶을 우주의 법칙에 따라 사는 삶, 공존과 균형과 조화의 삶을 이룩하려는 데 근본이 있다”면서 한·중·일을 넘어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동학농민혁명 정신 계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동학농민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은 외국의 학자들도 대동소이했다.

 

치쥔지에 중국갑오전쟁박물원장은 “동학농민혁명으로 촉발된 청일전쟁의 참패는 깊이 잠들어 있던 중화민족을 일깨웠다”면서 “농민을 주체로 한 인민군중이 ‘멸양(滅洋)’의 구호를 외치며 적극적인 투쟁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또 취쥔지에 원장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막대한 배상금을 토대로 군사력을 키워 제국주의 야욕을 현실화 했다”면서 “동학농민혁명으로 시작된 동아시아의 혼란으로 인해 일본은 물론 서구 열강들이 중국을 침략했다”며 동학농민혁명이 세계사의 흐름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미야지마 히로시 성균관대 교수도 “동학농민혁명과 청일전쟁이 동아시아의 역사에 있어 큰 전환점이었다는 것은 자명하다”면서 “특히 동아시아를 둘러싼 국제 관계에서 중국이 무너지는 계기가 됐고 일본 중심의 질서가 형성되는 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야지마 교수는 “동학은 당시 주자학 중심의 조선사회가 가지고 있던 모순을 뛰어넘기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면서 “동학 이후 조선에 다양한 민중 종교가 출현하며 사상적 해방이 이뤄졌고, 19세기에 있었던 민중들의 고뇌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며 현대 사회에서도 동학 정신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2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동학농민혁명-청일전쟁의 전개과 동아시아 세계의 이동’,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의 의미’, ‘동학농민혁명과 동아시아 세계의 미래’ 등 3개의 주제로 진행된다.

김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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