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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체전] 카누 2관왕 이순자 선수 "실업팀 창단, 金보다 중요"

"이제부터 다시 시작, 비인기 종목 관심을"

▲ 카누 2관왕 이순자선수(왼쪽)와 전북카누협회 손영환회장. 추성수기자 chss78@

“금메달보다 더 중요한 게 실업팀 창단입니다”

 

제주에서 개최된 95회 전국체전 카누 여자 일반부 경기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오른 전북도체육회 소속 이순자(37) 선수의 소감 일성이다.

 

30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앞바다에서 열린 카누 K-1 500m, K-2 500m에서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힘차게 금 물살을 가른 이순자 선수.

 

이날 이순자의 투혼은 허리 부상과 무릎, 어깨 통증의 재활 치료로 3년의 공백이 있었던 사실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순자는 “공백 기간을 뭔가를 배워보라는 기회로 삼았다”며 그동안 재기의 투지를 불살라왔음을 시사했다. 이 선수는 또 이 때에 8개월간 매주 서울을 오가며 지도자1급자격증을 따내는 등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도 했다.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은메달과 동메달 획득의 피로가 풀리기도 전에 전국체전 훈련에 합류한 이순자 선수는 경기가 끝난 후 “힘든 시간이었지만 노력한 대가를 얻어내는 보람으로 대회를 준비했다”며 “시합이 끝났다고 끝이 아니며 이제 다시 새로운 시작을 할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이번 금메달이 기쁘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며 “내년 대회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선수는 도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여자 선수가 없는 상황을 매우 아쉬워했다. 전북에 실업팀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교 선수를 양성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 선수가 2관왕 소감으로 도내 실업팀 창단을 맨 먼저 강조한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제가 운동을 계속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실업팀 창단입니다. 저 마저 운동을 그만두면 그렇지 않아도 비인기 종목인 카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끊길 것입니다.” 실업팀이 창단될 때 까지 혼자서라도 전북을 지키겠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순자 선수의 표정은 비장했다.

 

2관왕을 기뻐하던 전북카누연맹 손영환 회장도 이 대목에서 전북 카누의 미래를 걱정했다. 손 회장은 “전북은 중·고교 선수를 양성할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이 없는 데 실업팀 창단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북에서 훈련받은 선수들이 타시도 대표로 스카우트돼 메달을 따내는 게 현실”이라며 “도세가 약하지만 전북이 효자종목인 카누를 키워 전북의 명예를 드높였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순자 선수의 연봉은 인천이나 강원에서 제시하는 스카우트 비용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선수가 전북을 고집하는 애향심을 발휘하는 이유는 실업팀 창단이라는 꿈을 접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손 회장의 말이다.

 

2관왕 달성이 있기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지도한 카누연맹 전무 송준영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금을 따낸 이순자의 선전이 감개무량하다”며 “특히 2인승 경기인 K-2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최민지 선수도 너무 잘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심각한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던 이순자 선수는 5년 전 결혼한 남편(조종식)의 축하전화 내용도 전했다. 그녀는 “남편이 ‘금메달보다 건강이 중요하다. 열심히 해온 당신이 경기를 잘해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믿었었다’고 축하해줬다”며 모처럼 웃음진 얼굴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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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yak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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